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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뷰티 2악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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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오래 지배하는 이름은 가장 먼저 등장한 주체가 아니라, 기준으로 인식된 주체다. 기준은 반복과 축적을 반복하며 완성된다. 녹턴과 바카롤이라는 형식은 여러 작곡가가 사용했지만, 그 장르를 하나의 기준으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이름은 결국 쇼팽이었다.

단일 작품의 성공이 아니라, 작품 전반에 걸쳐 정체성과 완성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뷰티가 지금 마주한 환경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히어로 제품 이후 스킨케어·메이크업 제품 전반에서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지, 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소비자 팬덤 규모와 밀도가 브랜드 경쟁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작동하고 있다.

K뷰티 1악장이 히어로 제품 중심의 확장과 속도의 경쟁이었다면, 지금 시작되는 2악장은 성과의 지속 가능성을 구조와 정체성으로 검증받는 단계다.

K뷰티 1악장 성과는 분명했다. 강력한 성분 경쟁력과 빠른 제형 혁신을 앞세운 히어로 제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속하게 반응을 얻었다. 단일 재고관리 단위(SKU) 중심 전략은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형성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제조자개발생산(ODM) 역량의 고도화로 품질은 상향 평준화됐다. 성분·효능 중심의 차별화는 점차 미세해졌다. 성과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변화는 콘텐츠 기반 유통 환경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틱톡을 중심으로 한 소비는 즉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매 의사결정 과정이 압축된 결과에 가깝다. 발견과 이해, 납득과 구매가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환경은 첫 구매에는 강력하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자동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고함량이나 특정 성분을 전면에 내세운 단순한 메시지는 여전히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다. 다만 성분 정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유사한 메시지가 반복되는 환경 속에서,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장기적인 신뢰와 선택을 확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는 단일 성분의 강조를 넘어, 브랜드가 어떤 기준과 철학으로 제품을 설계해 왔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얼마나 일관되게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분 경쟁의 성격 역시 달라지고 있다. 성분 자체보다, 어떤 성분을 어떤 기준으로 설계하고 반복 가능한 경험으로 만들어내는 지가 브랜드 기술력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새로운 성분이든 익숙한 성분이든, 안정성과 사용 지속성, 체감 경험까지 함께 설계될 때 비로소 브랜드 기준으로 인식된다.

결국 2악장에서의 경쟁은 SKU 수나 단기 매출이 아니다. 성분 설명, 스킨케어·메이크업 루틴, 제품 간 시너지 효과가 하나의 언어로 정리될수록 브랜드는 반복 선택의 대상이 된다. 스토리텔링 역시 별도의 장치라기보다, 브랜드가 유지해 온 기준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축적된 결과로 작동한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드는 브랜드는 새로운 성분을 얼마나 빠르게 제시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성분을 어떤 기준으로 설계해 일관된 루틴으로 구조화하고, 그 기준에 공감하는 팬덤을 얼마나 깊이 축적해왔는가에 의해 판단된다. 그리고 이 기준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복되는 선택과 누적된 신뢰 속에서만 기준은 브랜드로 남는다.

현진숙 선진뷰티사이언스 사업총괄 이사

현진숙 선진뷰티사이언스 사업총괄 이사


현진숙 선진뷰티사이언스 사업총괄 이사 irecipe@sunjin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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