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03억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그러나 상장 당시 ‘매출 뻥튀기’ 논란에 휩싸이며 주식 거래가 중단된 탓에, 이번 수주 성과가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주주들은 파두가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라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투자한 만큼, 당국의 과도한 보호보다는 거래 재개가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현재 주주뿐 아니라 잠재적 투자자의 피해 예방을 위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등 신중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지난 13일 해외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와 203억원 규모의 신규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기준으로는 설립 이후 최대 규모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용 SSD(eSSD)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파두의 실질적인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주주들은 파두가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라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투자한 만큼, 당국의 과도한 보호보다는 거래 재개가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현재 주주뿐 아니라 잠재적 투자자의 피해 예방을 위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등 신중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 강남구 파두 본사 모습. /뉴스1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지난 13일 해외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와 203억원 규모의 신규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기준으로는 설립 이후 최대 규모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용 SSD(eSSD)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파두의 실질적인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역대급 호재’에도 주주들은 울상이다. 현재 파두 주식이 거래 정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파두가 수주 소식을 발표한 13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파두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와 거래 재개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거래소는 추가 조사 필요성을 이유로 조사 기간을 오는 2월 3일까지 15영업일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주주들은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한 거래 정지가 오히려 투자자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2023년 8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파두는 당시 연간 매출 전망치를 1202억9400만원으로 제시했으나, 실제 매출은 224억7090만원에 그치며 ‘매출 뻥튀기’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경영진이 매출 급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상장을 강행해 시세 차익을 거뒀다고 판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 거래소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12월 19일부터 파두의 매매 거래를 중단시킨 상태다.
그래픽=정서희 |
◇소액주주연대 “주주 보호보다 거래 재개가 우선”
주주들은 파두가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라는 점을 알고 투자했다는 점과, 파두의 산업적 가치를 강조하며 한국거래소에 거래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파두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대다수 주주는 파두가 기술특례 상장사라는 점을 알고, 당장의 매출이 아니라 미래 기술력을 보고 투자했다”며 “거래소가 심사 지연을 통해 불확실성을 키우기보다는 기업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거래 재개’라는 결단을 내려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는 또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당시 분식회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산업적 가치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19일 만에 거래가 재개된 선례를 언급하며 “파두 역시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동일한 기준에 따른 전향적인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기존 주주 이해하지만, 미래 주주 보호가 우선”
전문가들은 기존 주주들의 절박한 입장은 이해하지만, 장기적인 시장 신뢰와 ‘미래 주주’의 권익 보호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기업심사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회계사는 “기업심사위원회는 기존 주주 이익보다는 미래 주주 보호를 우선순위로 둔다”며 “회사의 호재성 소식만으로 거래 재개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나 지배 구조 등이 종합적으로 검증됐을 때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주주가 호재를 계기로 주식을 처분해 이익을 실현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주주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기존 주주들이 회사의 사정을 알고 들어왔다면 거래 재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정지의 책임을 같이 지는 것이 맞다”고 했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거래소는 현재 주주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주주들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현재 주주가 거래 재개로 주식을 팔고 나갈 경우, 잠재적인 주주들이 입을 피해까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 심사에서 충분히 고려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두 사태를 계기로 기술특례상장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나온다. 기술 특례로 상장한 기업 상당수가 기업공개(IPO) 당시 제시했던 실적 추정치를 크게 밑돌면서, 투자자에게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 100곳 중 실적 추정치를 달성한 곳은 6곳에 불과한 상태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기술에 대한 평가는 본래 전략적 투자자(SI)가 강점을 가진 영역인데, 기술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개인 투자자들이 기술 기업에 직접 접근하도록 하는 구조는 리스크가 크다”며 “기술 기업은 기술특례상장보다는 기술 이전이나 빅테크로부터 투자를 받는 방식 등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재무 안전성과 경영 투명성 등을 고려해 종합 심사 중”이라며 “현재는 심사 중이라 특별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정은 기자(xbooklead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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