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선을 위협하며 연일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금융당국이 달러 금융상품 판매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환율 상승을 부추겨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미 달러예금 금리 인상 등 사례가 적발된 은행엔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보험사엔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전방위 압박에 돌입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최근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달러예금 영업실태 점검 결과 일부 은행이 마케팅으로 달러 매수를 부추긴 사례가 확인됐다. 대부분 달러예금 금리를 우대해 주는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시기에 맞춰 이벤트를 진행한 건 물론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우대 조건을 유지해 온 사례도 있었다.
이에 금감원은 조만간 은행들에 마케팅 자제를 권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정경제부에서도 최근 외화예금 이벤트를 자제하라고 은행들에 얘기를 전한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금감원도 자제하라는 권고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환율이 꾸준히 상승(원화 가치 절하)하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달러예금 잔액은 급증하고 있다. 2024년 말 638억 달러(약 93조9300억원)였던 잔액은 지난해 말 672억 달러(약 98조9400억원)로 1년 새 5조원 넘게 불었다. 최근엔 원화 값이 저점이라는 인식하에 투자자가 차익 실현 목적으로 달러예금을 매도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이틀 전보다 2조원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은행이 달러예금 마케팅까지 하며 투자를 부추기면 변동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당국이 금융 소비자의 달러예금 투자 피해를 우려하는 한편 금융사에 경고하고 나서는 이유다. 고환율에 달러예금을 산 소비자는 자칫 환율이 떨어지며 큰 환 손실을 보기 쉽다. 재경부도 지난주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외화 환전 우대서비스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재무장관의 원화 약세에 대한 이례적인 구두개입 영향으로 전일(1477.5원)보다 소폭 떨어진 1469.7원에 마감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장기적인 환율 상승(원화 가치 절하)을 예측한다.
지난달에도 우리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을 했지만 오히려 환율이 급락한 틈을 타 ‘달러 사재기’ 현상이 일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장기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5대 은행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현찰 기준)도 급증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환전액은 총 4억8081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평균 환전액(2290만 달러)이 지난해 1~11월(1043만 달러) 하루 평균 대비 두 배를 넘는다.
이처럼 달러에 대한 수요가 식지 않자 금감원은 보험사까지 달러 상품 영업을 제재하기로 했다. 달러보험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경영진 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필요하면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판매 과정에서 위법 행위 발견 시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재무장관의 구두개입으로 10원 넘게 떨어졌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긴 쉽지 않다”며 “금융시장에서 워낙 (원화) 약세 심리가 강한데 대외 여건에 따라 (연내 1500원 돌파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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