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대구교육감)이 지난해 11월 열린 제106회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광역권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교육자치의 독립적 위상을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모임인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추진되는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교육청과 교육공동체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특별법에 교육자치의 독립적 지위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교육은 행정통합의 부수적 사안이 아니며, 교육계와의 협의나 교육공동체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교육 현장의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협의회는 최근 국회에 발의되거나 논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안에 포함된 교육감 선출 방식 변경 가능성과 지방자치단체의 교육 분야 감사권 강화 움직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협의회는 “교육자치의 근간인 교육감 직선제 원칙과 독립 감사권, 교육재정 집행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훼손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발의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에는 교육감 선출 방식과 관련해 현행 법률과 달리 별도의 법률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특별법 초안에도 유사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자치 후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은희 협의회 회장(대구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 등은 전날 국회를 방문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만나 교육자치 보장 요구를 전달했다.
교육감들은 △교육자치의 독립성 명문화 △교육감 직선제 원칙 유지 △교육재정의 자주성과 감사의 독립성 확보 △행정통합 과정의 안정성을 위한 경과규정 마련 등을 요청했다.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 구성 시 교육재정 전문가를 협의회가 추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한 의장은 “교육자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겠다”며 “제안된 내용이 특별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도 “일반 행정과 교육행정이 분리된 특성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소통 의지를 밝혔다.
다만 협의회는 행정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교육청이 보유한 인사·재정·감사 권한이 일반 행정에 예속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며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의 공공성과 학생의 학습권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번 행정통합 논의가 대한민국 교육자치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전례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의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는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손현경 기자 (son8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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