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AI' 국가대표 선발을 위한 1차 평가를 마무리하고 희비가 엇갈린 결과를 내놨다. LG AI연구원이 전 항목 최고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는 기술 성과에도 불구하고 탈락했다. 이번 심사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프롬 스크래치'로 대표되는 독자성과 AI 주권을 얼마나 충실히 구현했는지가 생존을 가른 결정적 기준으로 작용했다.
15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네이버, 업스테이지, SK텔레콤, LG AI연구원, NC AI 등 5개 컨소시엄에 대한 1차 평가를 종료하고 탈락 대상을 선정했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진행한 이번 심사는 벤치마크와 전문가 평가, 사용자 평가를 합산해 이루어졌다.
이번 심사는 LG AI연구원의 압승이다. LG는 벤치마크(33.6점), 전문가 평가(31.6점), 사용자 평가(25점 만점) 전 항목에서 최고점을 기록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2차 단계 진출권을 따냈다. 참여한 5개 모델 모두 미국 '에포크 AI(Epoch AI)'의 '주목할만한 AI 모델'에 등재되는 등 기술적 성과는 입증됐으나, 정작 탈락의 칼날은 기술력이 아닌 '정체성'에서 휘둘러졌다.
이번 심사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탈락했다. 네이버는 텍스트와 음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옴니모달 기술을 앞세워 점수 상으로는 상위 4개 팀에 포함됐으나, 심사위원회는 네이버의 모델이 프로젝트의 근간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정부는 공모 당시부터 해외 모델을 미세조정(파인튜닝)한 파생형이 아닌, 가중치 초기화부터 사전 학습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모델만을 인정하겠다고 못 박았다. 전문가 평가단은 네이버가 제출한 테크니컬 리포트와 훈련 로그를 분석한 끝에 독자적 구현이라는 기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그간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논란에 대해 정부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결과로 풀이된다. 기술적 측면에서 오픈소스를 활용하더라도 가중치를 초기화한 상태에서 학습을 시작해야 한다는 최소 조건을 어겼다는 지적이다. 정책적으로도 외산 모델에 대한 기술적 종속을 끊고 AI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프로젝트 취지상, 네이버의 방식은 국가 기밀 유출 방지나 운영 통제권 확보라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함께 탈락한 NC AI는 제조와 국방 등 특정 산업에 최적화된 버티컬 AI 전략을 선보였으나 점수 경쟁에서 밀려났다. 정부는 이번 평가를 통해 드러난 독자성 논란과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1개 팀을 추가로 공모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를 포함해 역량 있는 기업들에게 다시 기회를 열어주어 2026년 상반기까지 4개 정예팀 체제의 경쟁 구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5일 SNS를 통해 "이번 평가 결과는 기술적·정책적·윤리적 측면에서 국민에게 상세히 공개될 것"이라며 "국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기준에 따라 심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