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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유통플랫폼, 첫 제도화 단계서 ‘제동’…‘최우선 과제’ 시장 안착에 먹구름 [투자360]

헤럴드경제 김유진,경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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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보류
핀테크업계 “시장 개설 골든타임 놓칠라” 우려
루센트블록 문제 제기 속 발행·유통 분리 쟁점 부각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헤럴드경제=김유진·경예은 기자] 조각투자 유통플랫폼이 첫 제도화 문턱에서 제동이 걸렸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지며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를 연기, 제도화 일정이 안갯속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당초 지난 14일 정례회의에서 논의하려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최종 의결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컨소시엄(KDX)과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루센트블록 측이 재심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금융위가 결론을 미룬 것이다.

앞서 루센트블록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경쟁 과정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서의 기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KDX와 NXT가 예비인가를 통과하는 데 반발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사업을 4년 이상 검증해 왔는데 기여가 없던 공적 기관들과 갑작스럽게 경쟁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혁신금융서비스에 포함된 ‘배타적 운영권’을 내세웠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학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가 결정이 합리적 판단의 범주에 있다는 반응이 일부 나왔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관련 법에서 발행과 유통 주체를 직접적으로 특정하고 있지 않아 이를 장외거래소 인가 우선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배타적 운영권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 서비스를 운영한 사업자가 ‘제도권 전환 이후’ 일정 기간 동일·유사 서비스의 경쟁 진입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한 보호 장치로, 제도권 전환 과정의 일부인 인가 과정에서까지 우선권을 보장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각투자 시장에서는 발행과 유통의 개념을 구분해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쌓아온 발행 경험이 곧바로 유통 플랫폼 운영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금융위가 관련 논란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가를 강행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명과 심사 요건 재검토를 거쳐 이견 없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한 발 물러섰다는 해석이다.

다만, 인가가 늦어지며 시장 안착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연될 경우 업계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최근 논란으로 시장 개설이 지연되면서 차세대 금융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다수의 조각투자 사업자가 이번 장외거래소 인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 보류가 장기화될 경우 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속한 논의 재개와 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같은 우려는 시장 안착이 업계 내 최우선 과제라는 공통 인식에서 기인한다. 2016년 이후 조각투자 기업들이 다양한 기초자산을 금융상품화하며 새로운 자금 조달 채널을 만들어왔지만, 제도적 한계로 유동성 공급과 시장 활성화에 제약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예비인가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던 루센트블록은 전날 금융위 발표 직후 “금융당국의 신중한 검토 취지에 공감한다”며 “재심의 과정에서 요청되는 사항이 있다면 적극 협조하며 인가 획득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조각투자 유통 자체가 아직 시장성 검증이 필요한 단계인데, 이번 논란으로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어떤 업체가 인가를 받더라도 유통플랫폼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초기 유동성 확보’ 과제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투자 플랫폼의 성패는 초기 유동성 형성에 달려 있다”며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 시장 사례처럼 초기 단계에서는 검증된 전통 자산을 기반으로 시장을 활성화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인가는 규제 샌드박스로 운영돼 온 조각투자 유통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첫 절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간 조각투자 시장은 개별 플랫폼이 직접 발행한 상품을 내부에서 중개하는 구조에 머물렀고, 플랫폼을 넘어선 거래나 가격 형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여러 사업자가 발행한 조각투자 증권을 한 곳에 모아 거래할 수 있는 장외거래소를 통해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가 제시한 심사 기준 역시 발행 경험보다는 유통 인프라 운영 역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기자본, 인력, 물적 설비, 사업계획,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이 주요 평가 항목 가운데 사업계획이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유통 역량이 입증된 KDX와 NXT컨소시엄이 고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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