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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사 인력 추계위 자료는 통계 왜곡...의사 부족 짜 맞추기"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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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지난 13일 보건복지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발표한 '의사인력 수급추계 관련 설명자료'를 두고 장기 추계에 부적합한 ARIMA 모형 사용, 구조 변화 무시한 데이터 적용, 진료비를 노동 투입량으로 둔갑시킨 통계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의료이용량 추계 모형으로 사용된 ARIMA 방식은 장기 추계에 적합하지 않아 선진국들조차 의사인력 수급추계에 사용하지 않는 모형"이라며 "과거 데이터 패턴이 미래에도 반복된다는 전제에 기반해 인구구조 변화나 정책적 개입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기 어렵고, 특수 상황에 대한 특이값이 미래 예측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추계위원회 제11차 회의자료를 보면 2050년 60~64세 남자 기준 국민 1명이 연간 34~35일 외래를 방문한다는 비상식적인 결과가 도출됐다"며 "미래 인구 감소를 무시하고 의료 이용이 무한대로 폭증할 것이라는 비과학적 전제를 깔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사용 기간 역시 통계적 신뢰도를 핑계로 구조적 변화를 은폐한 명백한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2004~2010년 입원일수 연평균 증가율은 11.8%로 폭발적이었으나, 2010~2023년은 1.9%로 안정화됐다"며 "의료이용 패턴이 2010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는데도 2000년부터의 데이터를 고집했다. 과거 어느 시점부터의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최소한의 민감도 분석을 수행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입원·외래 업무 조정비 산출 역시 통계적으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진료비는 병원의 매출이지, 의사의 노동투입량이 아니다. 고가 장비비와 재료비를 의사의 노동투입량으로 둔갑시킨 명백한 통계 왜곡"이라며 "현재의 업무조정비 3.9:1 구조는 의사가 오더만 내리면 기계가 수행하는 고비용 검사가 의사가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시간보다 더 큰 업무량으로 계산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어 "상대가치점수 자료 확보를 위한 노력을 논의 초반부터 시도하지 않았고, 활동이 끝나가는 시점에야 불가함을 보고했다"며 "자료의 한계가 아니라 분석센터 또는 정부의 의지 부족과 직무유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의사 생산성 향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적용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추계위가 근거로 든 경제협력개발기구 문건의 '10년간 보건의료 생산성 6% 향상'은 보건의료 전체 인력 평균치로, 의사 생산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제 논문들에 따르면 AI로 인한 의사의 생산성 향상은 30~50%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이 아닌 15년으로 기간을 늘려 연간 증가율을 고의로 희석했다"며 "2024년 데이터에 이미 AI 효과가 반영돼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추계위 설명자료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AI 생산성 향상과 상쇄 적용한 것에 대해서도 "의사의 근무일수 감축은 제도화가 확정된 정책이 아니며, 국가가 강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실제 제도화 이후에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근로시간 감축이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도 전했다.

조성법 시나리오 적용 방식은 불리한 추계 결과를 감추기 위한 핑계라고 지적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보험, 재정 등 타 분야에서는 결정론적 모형에도 변수 조정을 통한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며 "조성법은 ARIMA 모형에 비해 의사 부족분이 적거나 공급 과잉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는데, 여기에 AI에 의한 생산성 증가와 보건의료 정책 변화에 따른 의료수요 감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의사 공급 과잉' 결론이 명백해지기 때문에 시나리오 적용을 원천 봉쇄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계위 설명자료에서 공식 통계가 없어 가장 정교한 방식인 FTE(전일제 환산)를 적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이미 조사를 통해 의사의 근무시간 자료를 2016년부터 확보하고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상대가치점수 자료에는 의사의 투입 시간이 명시돼 있다"며 "정부가 심평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 자료를 확보했다면, 이를 통해 간접적 추계가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보건의료인력자원을 총괄하는 보건자원서비스청(HRSA)의 보건인력시뮬레이션모델에서는 FTE 방식을 활용해 의사인력을 추계하되 근무시간 자료 확보를 위해 미국의사협회의 회원자료와 설문조사 자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정책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정부는 명확한 의료정책의 목표와 방향 설정없이 '장래의 의사인력 수급 추계'라는 중요한 과업을 추계위원회에 떠넘겼고, 추계를 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노력조차 없이 한정된 기간에 맞춰 결과를 도출하도록 종용했다"며 "수급추계센터 역시 정부 산하 국책의료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담당함에 따라 결과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정부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전문성, 독립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추계위원회가 다양한 시뮬레이션 적용과 결과를 논의할 수 있도록 임상 현장 전문가를 확대·구성하고, 전문성을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수급추계센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민간 기구에 위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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