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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심장부 SK 안방 찾았다" K-반도체 배터리 동맹으로 SDV 주도권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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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독일 완성차의 자존심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경영진이 서울 을지로 SKT타워를 찾았다. 단순한 내비게이션 공급 논의를 넘어 반도체와 배터리 그리고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동맹을 맺기 위해서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생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하드웨어 강자 벤츠와 소프트웨어 및 전장 부품 강자 SK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티맵모빌리티는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SK그룹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만나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회동의 무게감은 참석자의 면면에서 드러난다. 벤츠 측에서는 이사회 멤버이자 개발·구매를 총괄하는 요르그 부르저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 코리아 대표를 포함해 반도체 부문 핵심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SK그룹 역시 송재승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물론 SK하이닉스와 SK온 등 반도체와 배터리 계열사 경영진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는 양측의 협력이 단순한 서비스 제휴를 넘어 차량의 두뇌(반도체)와 심장(배터리) 그리고 신경망(AI·맵)을 포괄하는 기술 동맹으로 격상되었음을 시사한다.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SK그룹이 보유한 AI와 모빌리티 데이터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사업 역량과 벤츠의 차량 제조 기술을 결합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핵심은 SDV다. 테슬라가 촉발한 SDV 혁명으로 인해 자동차는 이제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다. 차량의 주행 성능만큼이나 OS(운영체제)와 이를 구동할 고성능 반도체 그리고 운전자에게 최적의 경로를 제안하는 AI의 중요성이 커졌다.

벤츠는 자체 운영체제인 MB.OS를 구축하며 소프트웨어 독립을 꾀하고 있지만 이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IT 파트너가 필수적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20여 년간 축적한 방대한 교통 데이터와 AI 기술을 벤츠의 SDV 전략에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의 차량용 고성능 메모리와 SK온의 배터리 기술력까지 더해진다면 벤츠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파트너십 논의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티맵모빌리티는 2021년부터 벤츠 차량에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해왔으며 올해 출시된 차량에는 3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자체 내비게이션인 티맵 오토를 탑재했다. 특히 수입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순정 내비게이션의 불편함을 티맵 탑재로 해소하며 벤츠 코리아 고객들의 순정 내비게이션 사용률을 대폭 끌어올린 성과가 이번 포괄적 협력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10월부터는 기존 E-클래스 차량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까지 진행하며 기술적 신뢰를 쌓았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와 SDV로 완전히 넘어가는 시점에서 양사의 협력은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체는 검증된 기술 파트너를 통해 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IT 기업은 글로벌 완성차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확보하는 윈윈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SK그룹이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비자와의 최전방 접점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벤츠와 함께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을 만들어가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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