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뉴스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연방 수사국(FBI)이 이례적으로 현직 기자 자택을 압수수색해 언론 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국방부 계약업체 직원이 기밀 정보를 사적으로 빼돌린 사건과 관련해 FBI 요원들이 이날 오전 워싱턴포스트(WP) 소속 해나 나타슨 기자 자택에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연방 요원들은 버지니아주에 있는 나타슨 기자 자택에서 휴대전화 1대와 노트북 2대(개인용·WP 업무용), 스마트워치 1개를 압수했다. 수색 당시 나타슨은 자택에 머무르고 있었다.
영장에 따르면 이번 수색은 국방부 계약업체 소속 시스템 엔지니어 겸 정보 기술 전문가인 오렐리오 페레스-루고네스의 기밀 유출 혐의와 관련해 진행됐다. 페레즈-루고네스는 최고 등급의 기밀 보안 인가를 갖고 있으며, 정부 시설 기밀 정보 보고서에 허가 없이 접근해 서류를 집으로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페레스 루고네스는 체포 당시 나타슨 기자와 기밀 정보가 포함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주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법무부와 FBI는 국방부 계약업체로부터 기밀 및 불법 유출 정보를 입수해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 기자의 자택에 대한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본디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와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용감한 군인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기밀 정보의 불법 유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나타슨 기자는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페레스-루고네스를 상대로 제기된 형사 고소장에도 그가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FBI는 사건과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카슈 파텔 FBI 국장은 SNS를 통해 “문제의 직원은 정부 계약업체로부터 기밀의 민감한 군사 정보를 입수하여 보고함으로써 우리 군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수사기관이 기밀 유출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내부 소식통을 통해 정보를 공유받은 기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루스 D. 브라운 언론자유수호기자위원회 회장은 “이번 사례가 기자들의 기기, 집, 소지품에 대한 물리적 수색은 법 집행 기관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침해적인 수사 조치 중 하나”라며 “언론 독립성에 대한 행정부의 침해 행위가 엄청나게 확대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수정 헌법 제1조는 언론·출판의 자유 등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지 않겠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나이트 수정헌법 제1조 연구소의 자밀 재퍼 소장은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보도를 저해하고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는 모든 검색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본디 장관은 이 지침을 약화시켰지만 여전이 이 법적 제약은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윌 루이스 워싱턴포스트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나타슨은 우리 최고의 기자 중 한 명으로, 정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그는 자택에서 터무니없는 일을 당했지만 여전히 당당했다. 그는 오늘 업무에 복귀하고 새롭고 심층적인 기사 작성을 원한다. 이는 WP의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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