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연합뉴스 |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받아온 차액가맹금 수백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거대한 폭풍전야에 놓인 분위기다. 업계 관행으로 여겨진 차액가맹금 수취 구조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커서다.
bhc치킨과 교촌치킨, BBQ, 배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롯데슈퍼·롯데프레시 등 10개 넘는 브랜드 가맹점주들의 비슷한 소송이 멈춰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 판결이 이들 소송에 미칠 영향이 적잖다고 볼 수 없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피자헛 사례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 일률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2016~2022년 지급한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며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24년 서울고등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소송 2심에서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들에게서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었다.
업계에 따르면 가맹금은 가맹점주가 가맹본부(본사)의 상표를 사용하고 영업 노하우 등을 전수받는 대가로 지불하는 모든 비용을 포괄한다. 논란의 중심에 선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원·부재료 공급 시 적정한 유통 마진을 붙여 받는 형식의 가맹금을 의미한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계약 체결 당시 이미 가맹비를 냈고, 매달 총 수입의 6%를 ‘고정 수수료’로, 5%를 ‘광고비’로 내는데도 본사가 별도 합의 없이 물품 대금에 마진을 붙여 차액가맹금을 챙긴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가맹계약서에 관련 조항이 없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차액가맹금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것이라는 서울고법의 원심 판단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피자헛은 2020년부터 정보공개서에 직전 연도의 차액가맹금을 기재했다. 2019년은 3.78%, 2020년은 4.50%, 2021년 4.73%, 2022년 5.27% 등으로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 금액은 연간 2500만원 안팎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1·2심을 거치면서 가맹본부가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1심은 피자헛 정보공개서에 따라 차액가맹금 비율이 특정된 2019~2020년분 총 75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2심은 2016~2018년, 2021~2022년분 차액가맹금에 대해서도 점주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자헛이 총 215억원을 반환하라고 했다. 2심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2016~2018년 차액가맹금 비율은 2019년을 기준으로 추정한 수치를 사용했다.
대법원은 “피고가 문서제출명령을 불이행한 점, 2016~2021년 거래 구조·형태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원심의 부당이득 산정이 불합리하다거나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
이번 판결은 소송이 제기된 다른 브랜드들에게도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러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와 심지어 롯데프레시나 포토이즘 같은 비외식 브랜드들까지도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의 영향권에 있다. 특히 차액가맹금 명시 의무가 법적으로 강화되기 이전에 체결된 과거 계약들을 대상으로 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잣대가 적용됐다고 비판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입장문에서 “업계의 오랜 관행이자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상거래 관행을 뿌리째 뒤흔드는 결정”이라며, “가맹점 10개 미만 브랜드가 72%, 100개 미만 브랜드가 96%에 달할 정도로 영세·중소 브랜드가 대다수인 업계 특성상 유사 소송이 확산될 경우 줄폐업 사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협회는 오늘 선고로 인한 여파에 업계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제기될 유사 소송들에서는 사법부가 업계의 현실과 일반적인 상거래 상식을 감안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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