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토큰증권(STO) 유통을 맡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 절차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루센트블록의 행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루센트블록의 결정이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의 이면에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일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 등 2곳을 예비인가 대상으로 논의했다. 다만 금융위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신청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루센트블록은 그동안 부동산 조각투자를 발행하고 유통해온 스타트업이다. 당국의 유통 발행업 분리 기조로 루센트블록은 발행업 인가를 포기하고 유통업자로 방향을 틀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시각은 다소 회의적이다. 기존 금융 인프라가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거래업을 민간이 대체해서 수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루센트블록 측은 발행과 유통 업무 모두를 담당해왔기에 전환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조각투자는 현행법상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으로 분류돼 발행과 유통이 모두 가능하다. 루센트블록측도 "50만명의 회원 확보, 300억원의 누적거래액은 무시 못 할 성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루센트블록이 이러한 전환을 시도한 데에는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초창기 관심과 달리 시장 매력도는 반감하는 실정이다. 사실상 부동산 조각투자와 비슷한 구조의 국내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시장도 해마다 침체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맡은 부동산 조각투자의 경우 바이어(매수자)도 셀러(매도자)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 업체의 경우 서울권의 중소형 상업 건물을 위주로 조각투자에 나섰으나 매물 부족으로 거래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익성도 금과 주식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가 거래 건수가 적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환경 악화는 업계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플랫폼은 최근 선박 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부동산 외 대체투자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사코리아는 이미 대신증권에 매각을 진행했다.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존 금융권이 아니라면 사업 지속 가능성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이번 증선위의 결정 지연에 대해 한국핀테크산업협회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 여야가 강대강 대치 국면이 이어지며 토큰증권 법안의 본회의 통과도 불확실한 시점에서 업계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지금은 안정적인 유통 시장을 빨리 확보해야 할 때다. 불필요한 논란보다 절차에 따라 빠른 시장 개설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장외거래소 인가에 대한 조속한 논의 재개와 결정의 필요성을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루센트블록의 전환은 굉장한 모험수다. 누적 거래액 300억원이 높아 보이는 수치지만, 실상 사업이 8년간 진행됐다고 봤을 때 그다지 시장이 매력적이지 않은 수준"이라며 "이번 유통업 인가에서 결과가 뒤집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배수의 진을 둘 경우 루센트블록이 발행업자로서 생존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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