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6.01.14. jtk@newsis.com /사진=뉴시스 |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위법성 여부 판결을 또 다시 연기하면서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판결에 따라 달러 유동성이나 금리 등 세계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미간 관세 협상에 따른 3500억달러(약 51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의 효력도 달라질 수 있다. 통상당국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관세 사건을 제외한 형사 사건 2건과 행정 사건 1건에 대한 선고만 공개했다. 대법원이 이날 주요 사건에 대한 판결을 예고하면서 상호관세의 위법성 여부도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지난 9일에도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법원은 판단을 미뤘다.
다음 판결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법관 회의가 열리는 오는 20~21일에 판결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번 소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를 근거로 각국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다. 앞서 1심과 2심에서는 이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을 벗어난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라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법 판결이 나오거나 절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절충안은 위법 판결을 하더라도 시장 충격을 고려해 관세 환급 명령은 하지 않는 것이다.
위법 결론이 나올 경우 미국 정부가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거둬들인 관세 수입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 금액이 약 1500억달러(2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세 환급을 위해선 채권 발행이 불가피하고 이는 달러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시장 금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물가 안정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위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기조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세 협상을 맺은 상대국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미 정부는 임시적 관세 부과가 가능한 무역법 122조나 대체 관세 규제법인 무역법 301조 등으로 대법원 판결을 회피해 얼마든지 플랜B 실행이 가능하다.
이 경우 상대국들은 미국과 다시 관세 협상을 체결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의 범위나 세율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기존 관세 정책을 토대로 대응책을 마련해 온 국가들은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관세 협상으로 추진하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도 유효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대미 투자를 결정한 만큼 관세가 무효라면 막대한 자금을 미국에 투자할 의무도 사라진다.
다만 우리나라는 조선업이나 첨단산업 등에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관세 협상에서도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을 우선 고려하는 조치들이 담겼다.
정부도 미국 대법원의 판결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1일부터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주요 인사들과 만나 통상 현안을 논의하는 등 대외 접촉을 넓히고 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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