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자민당 당대표 선거 당시 다카이치 사나에 후보의 선거운동 차량에 사진과 전국 지지자들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 AFP 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100일여만에 ‘중의원 조기 해산 카드’를 꺼낸 가운데 제 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직전 연립여당이던 공명당이 신당 창당 논의에 착수했다. 두 야당이 중도를 아우르는 새 정치 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어 지각 변동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5일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하루 전 신당을 결성하기로 방침을 굳혔다”며 “23일 소집되는 정기국회 개회 때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해산 발표를 앞두고 두 야당 대표가 만나 합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두 당은 현직 참의원(상원) 의원들은 기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틀을 유지하되, 중의원 의원들을 빼내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와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가 지난 12일 차기 중의원 선거 협력을 논의할 때만 해도, ‘입헌민주당-지역구’ ‘공명당-비례대표’를 서로 밀어주는 방식의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이들은 이날 “더 높은 수준에서 (정치적) 협력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는데 이때 이미 신당 결성에 관한 뜻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날 논의 결과에 따라 신당 창당 없이 다음달로 예상되는 중의원 선거에서 후보자 ‘통일 명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선거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일 명부는 두 개 정당 이상이 비례대표 선거에서 연합하기 위한 별도의 정치 단체를 하나 꾸려 사전에 조율한 후보자들을 하나로 내는 방식이다. 1983년 참의원 선거에서 신자유클럽과 사회민주연합이 정치단체 ‘신자유클럽민주연합’을 꾸려 선거를 치른 적이 있다.
공명당이 지난해 10월 자민당과 ‘26년 연립관계'에서 이탈한 뒤 석달여만에 제 1야당과 손을 잡은 데는 다카이치 총리의 갑작스런 중의원 해산 결정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 다카이치 총리는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과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를 총리 관저로 불러 이달 말 정기국회에서 중의원 해산을 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선거 일정은 ‘1월27일 선거 공고, 2월8일 투표’가 유력하다. 아사히신문은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조기 해산으로 선거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고, 연립여당에서 이탈해 (과거처럼) 자민당으로부터 지역구 선거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모두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로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에 신당으로 여당에 반격한다는 계획”이라고 짚었다. 사이토 대표 등 지역구에 의석이 있는 공명당 의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명단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의원에서 입헌민주당은 148석, 공명당은 24석을 갖고 있다. 두 당을 더하면, 연립여당인 자민당(199석)-일본유신회(34석)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자민당은 과거 선거 때 혼전 지역구에서 연립관계를 유지했던 공명당 지지층으로부터 1만~2만표를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왔다. 지난해 요미우리신문은 공명당 지지층의 표 없이 자민당이 선거를 치렀을 때, 의석 23곳을 뺏길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상황에 따라 여·야가 뒤바뀔 수도 있는 수치다. 당시 자민당 내부에서도 “(공명당이 이탈한 채로) 지금 중의원 선거를 하면 야당에 완패당할 것”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
자민당에선 중의원 해산은 총리의 전권인 데다, 기습적인 중의원 해산 뒤 총선거가 집권당에 유리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여당 내에서는 “총리는 고독한 자리로 해산은 항상 혼자 결정하는 것”이란 우호적 반응도 나온다고 한다. 또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율이 최대 80%대까지 고공행진을 할때 안정적인 중의원 의석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가 높지만 현 정부 입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게 없는 데다, 정작 후보를 내는 자민당 지지도는 아직 회복되지 못한 게 고민거리로 꼽힌다. 또 자민당 핵심 간부인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과 관계가 삐걱거리는 일본유신회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에게도 중의원 해산 결정 통보가 지난 14일에야 전해지는 등 여권조차 관련 소식을 뒤늦게 파악하게 되면서 강한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는 더 보수 색채가 강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조기 해산과 총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기울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크게 승리하지 못하면 자민당 불만이 총리를 겨냥할 것”이라고 짚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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