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5일 오전 전북도청 현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전면 재검토와 전북지역 초고압 송전탑 건설 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
전북 완주·정읍·무주 등 14개 시·군 주민들이 반대해 온 초고압 송전탑 건설 문제가 전력 정책과 산업 구조를 둘러싼 전국적 쟁점으로 확산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대규모 송전망 구축을 놓고 산업을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권으로 분산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치권 갈등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원회는 15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산단의 전면 재검토와 지역 이전은 국가 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전북을 에너지 공급지로 고착시키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논쟁의 출발점은 수도권 전력 수급의 한계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용인 산단에는 원자력발전소 10기 분량의 전력이 필요하며 이를 감당하기 위한 송전망 건설은 막대한 사회적 부담을 초래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부 지역으로 산업 생태계를 분산 구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 장관도 수도권 전력 공급의 구조적 제약을 이유로 산단 이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와 용인 지역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 보수 언론은 산업 집적 효과와 인력 수급 문제를 들어 정부 구상을 비판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를 “수도권 중심 구조를 유지하려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논쟁은 전북 정치권으로도 옮겨붙었다. 일부 정치인들이 언급한 ‘기능 분담론’과 ‘기업 입지 선택권 존중’ 발언이 쟁점이 됐다. 반도체 산업은 핵심 기술이 집약된 전공정과 패키징·검사 중심의 후공정(OSAT)으로 나뉘며 업계에서는 부가가치의 80% 이상이 전공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책위는 “핵심 공정은 수도권에 두고 전력 소모가 큰 후공정만 지방에 배치하는 방식은 지역을 에너지 공급지로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며 “반도체 기능 분담 논의는 수도권과 지방의 문제가 아니라 호남권 내부에서 주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승인 신규송전선로반대무주군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용인 산단 문제는 단순한 송전탑 갈등이 아니라 지역 소멸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민주당 전북도당을 향해 도당 차원의 ‘송전탑 대책 특별위원회’를 즉각 가동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용인 반도체 산단 전면 재검토 및 지역 이전에 대한 전북 정치권의 공개 입장 표명과 전북 관통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 계획 전면 백지화, 수도권 반도체 산업 집중 완화를 위한 전국 단위 연대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이정현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수도권에서는 더 이상 전력과 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치권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지역 주민들의 선택으로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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