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000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가 첫 발을 뗐지만 기업들은 때늦은 ‘호남 이전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을 일축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계속 이전론의 불을 지피우는 가운데 전북 지역 시민단체들까지 단체 행동에 나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만큼 여진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용인 일대에 입지를 확정하고 토지보상까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호남 이전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을 일축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계속 이전론의 불을 지피우는 가운데 전북 지역 시민단체들까지 단체 행동에 나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만큼 여진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용인 일대에 입지를 확정하고 토지보상까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호남 이전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일본·대만 등 주요 경쟁국들의 생산시설 확장이 속도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용인 대 호남’으로 나뉘어 벌이는 내부 갈등이 자칫 K-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정치권과 시민단체에 따르면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전 전북 전주에 위치한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면 재검토와 호남 이전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입장이 담긴 서한을 김관영 전북도지사에게 전달했다.
김관영 지사가 지난 9일 “기업의 입지 선택은 전적으로 기업의 판단에 맡겨져야 한다는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문을 내놓은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이는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8일 “클러스터 대상 기업 이전을 검토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도 지난 13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절차 변경이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기업 입지는 기업이 스스로 판단할 몫”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무효·취소 소송도 제기했으나 이날 오전 서울행정법원이 모두 기각하며 일부 우려를 벗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전을 주장하는 정치권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지역 시민단체들까지 기업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우려는 식지 않고 있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완주·진안·무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력·용수 공급, 즉시 착공 가능한 부지, 세제·행정 지원, 반도체 생태계 조성, 노동자 주거와 정주 환경을 포함한 종합 패키지를 전문가들과 준비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60조원, 600조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2월 첫 번째 팹(fab) 공사를 시작했고, 삼성전자도 지난달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부지 매입 계약을 맺고 22일부터 토지보상 협의에 나섰다.
이상식(용인갑)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들어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토지보상은 한 달도 안 돼 빠른 진척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달 12일까지 27.7%(금액 기준) 진행됐으며 전체 면적 6500㎡ 중 1300㎡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는 감정평가액으로 따지면 7300억원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입지 재선정 주장이 나오자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민간 기업의 생산시설 입지를 두고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과 함께 재선정 시 감수해야 하는 매몰비용을 놓고도 잡음은 커지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경기도 남부 일대에 미리 입주한 반도체 장비업체들에게까지 혼란을 주고 있다.
미국 장비사 램리서치는 지난 2022년 연구개발 시설을 용인에 먼저 구축하고, 판교에 있던 램리서치코리아 본사와 동탄의 엔지니어 교육시설까지 2024년 모두 용인으로 집결시켰다.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은 화성에 신사옥을 짓고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들을 불러 대규모 개관식까지 치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사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오산에 R&D 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이들 모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밀착 파트너십을 위해 가까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장비사들도 인력 배치 등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추가 비용을 치러야 하는 만큼 부담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현일·박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