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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주 "지방자치 완성은 문화…예술 행정가로 인생 2막 열린듯"

연합뉴스 이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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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28년 팝페라 길 닦은 노하우 살리겠다"
"용산을 K-컬처 전초기지로…효창운동장 1만5천석 K팝 공연장으로 쓰자"
최근 서울 팝페라하우스 건립…"사회 기여 공간으로 꾸밀 것"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디지엔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디지엔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문화가 미래 산업이 된 이 시대에 지방자치의 완성도 문화입니다."

오는 3월 출범하는 용산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으로 임명된 팝페라 테너 임형주(40)는 지난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초대 이사장으로서 용산이 K-컬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그 기틀을 다지는 데 올인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 용산의 문화예술 발전에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며 "팝페라 음악가로 살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젊은 이사장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다. 예술 행정가로 인생 2막이 열린 느낌"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용산문화재단은 용산구의 지역 문화정책 전담 기관으로 지역 문화시설을 운영하고 문화정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임형주는 공모 절차를 거쳐 서울 자치구 문화재단 이사장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로 임명됐다.

그는 용산구에서 태어나 오랜 기간 거주했다. 신용산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용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등 지역과 인연이 깊다.

임형주는 "용산은 K-컬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라며 "K-컬처의 전통을 소장한 세계 3위 수준(2025년 연간 관람객 기준)의 국립중앙박물관이 있고,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하이브·더블랙레이블·미스틱스토리 등 유명 연예 기획사도 있다. 블루스퀘어 같은 공연장과 리움 미술관도 자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천500∼2천석 규모의 공연장 건립 계획이 이미 있는데,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 최초의 잔디 구장인 효창운동장을 1만5천석 규모 K팝 공연장으로 쓰면 어떨까 한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디지엔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디지엔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또 "안전을 담보하고 참사를 영원히 기억한다는 전제로 이태원을 K-컬처를 활용한 축제와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우리나라에 팝페라를 알린 음악가로서 용산에서 팝페라 페스티벌을 열고 싶은 생각도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 1998년 독집음반으로 데뷔한 임형주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 '행복하길 바래', '하월가' 등 28년간 여러 대표곡을 내며 '팝페라 선구자'로 불렸다.


2003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최연소로 애국가를 독창해 주목받았고,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과 나루히토 일왕 초청 무대,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 개막식 공연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미국 그래미상 투표인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한국 팝페라 간판스타인 그가 문화예술 행정가로 나선 배경에는 전 세계에서 부는 K-컬처 열풍이 자리했다. 한국 문화가 유례없는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그는 오히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넷플릭스·소니픽처스가 아닌 우리 손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고, 제2의 조성진·임윤찬을 꾸준히 발굴하려면 중앙·지방정부 같은 공공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일본처럼 시·군 단위 커뮤니티센터에서부터 문화 영재를 발굴하고 지원해야 제2의 조성진과 임윤찬이 나올 수 있다"며 "탁상행정이 아니라 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용산문화재단 발기인대회 및 창립이사회박희영 용산구청장(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아랫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2025년 12월 18일 용산문화재단 발기인총회 및 창립이사회에서 임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용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용산문화재단 발기인대회 및 창립이사회
박희영 용산구청장(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과 임형주 용산문화재단 이사장(아랫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2025년 12월 18일 용산문화재단 발기인총회 및 창립이사회에서 임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용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공의 정책적 지원을 끌어내려면 입법과 행정 '문턱'을 넘어야 하는 만큼, 예술인의 공직 진출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임형주는 "입법부와 행정부를 거치지 않으면 정책을 바꾸거나 법안을 제·개정하기 어렵다"며 "문화예술가 출신이 국회의원 등 공직에 많이 진출해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여야 모두의 러브콜을 고사했던 그는 행정가로서의 첫걸음에 대해 "국내외 문화예술 필드에서의 경험과 생각이 지방정부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플레이어에서 정책 프로듀서로 나선 만큼 예술 관련 공직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형주는 최근 서울 종로구 신영동에 국내 첫 팝페라 공연장인 서울 팝페라하우스를 건립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TV 예능 프로그램 등으로 대중에게 소개된 이곳에는 120여석 규모의 아늑한 공연장과 그의 주거 공간이 갖춰져 있다.

그는 "2∼3월께 팝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음악회를 열 것"이라며 "인근 사회복지시설 아이들과 소방·경찰관 등 평소 문화예술을 즐기기 어려운 분들을 모시고 소박한 살롱 음악회처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실버 세대를 위한 아마추어 팝페라 아카데미나 아이들을 위한 팝페라 클래스도 열고 싶다"며 "이런 방식으로 팝페라하우스를 사회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꾸며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디지엔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
[디지엔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팝페라하우스는 28년 동안 이어진 '팝페라 사랑'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탈리아 마르첼로 원형극장, 뉴욕 링컨센터와 카네기홀 공연 등 그가 걸어온 길 중심에는 팝페라가 있었다. 2010년 한국인 최초로 유엔 평화 메달을 수상하고 2024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겨준 것도 결국 팝페라를 통한 나눔 활동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반세기 넘게 활동한 일본 대표 싱어송라이터 마쓰토야 유미와 협업해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신곡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And No One Was There)도 발표했다.

임형주는 "첫 앨범이 나왔을 때의 설렘과 떨림이 아직 있다"면서도 "올해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하는 21번째 독집 음반이자 팝페라 10집이 제 마지막 정규앨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곡을 싱글로는 내더라도 CD에 담은 정규앨범은 마지막"이라며 "과거 8집과 9집을 낼 때부터 고민하며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30년 가까이 음악 외길을 걸어온 그에게 처음 도전하는 행정가로서의 꿈이 있느냐고 묻자 "지금이 출발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역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크고, 문화와 연계한 지역 관광 콘텐츠도 개발해 보고 싶다"며 "기여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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