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일중 무역분쟁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에 대한 일본, 중국의 정치적 입장 차이가 수출 중단이라는 경제 분쟁으로 표출된 양상이다. 일단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로 선공을 날렸고, 소재 수출과 농산물 수입중단 같은 일본의 반격 카드가 대기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나라 시각은 바다건너 ‘남의 일’ 이라는 분위기가 크다. 심지어 두 고래 싸움 속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곤 한다. 우리는 손해볼 것 없다는 생각이 정치, 사회 전반에 깔린 모양새다.
우리가 당사자가 됐던 중국과 2000년 마늘파동, 2016년 사드보복, 2020년 일본과 소부장 분쟁 때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담장 밖 양국의 싸움이 엉뚱하게 우리에게 칼끝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선 중국이 이번 대일 조치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대외무역법’은 해외 기업의 중국 자회사 또는 지사가 일본에 수출하는 경우, 또 이들 기업이 중국산 소재를 활용, 제품을 가공 수출하는 경우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심지어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해 일본에 수출하는 제품을 꼬투리 잡아 물품 몰수나 벌금은 물론, 현지 경영진에 대한 징역형 처벌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의 지침을 위반한 죄목으로 현지 사업장을 문 닫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예정했던 수출이 막히며, 일본 또는 제3국 기업과 계약을 지키지 못해 생길 손해도 덤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10월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다섯 곳에 대한 제재를 느닷없이 발동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미국이 중국 해운, 조선 기업들에 대한 조치에 들어가자 중국이 내논 반격의 대상 중 하나가 바로 한화오션이었다.
중국 상무부는 “한화오션의 미국내 자회사가 미국 정부의 관련 조사 활동을 협조·지지해 중국의 주권·안보·발전이익에 손해를 끼쳤다”고 제재 이유를 거론했다. 제3 국간의 정치, 경제 갈등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한가롭게 봐서는 안될 이유다.
답답한 점은 이 같은 미국, 중국, 일본, 나아가 제3 국가간 갈등에 우리 기업이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갈등 또는 분쟁 국가 밖 제3국에 생산 라인을 다시 만들거나 수출입 선을 다변화 하자는 말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이나 개인에게는 공허한 레토릭일 뿐이다.
정부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 통상 채널을 가동해 소통 및 대응 중”이라며 “해당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거래가 많지 않아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이나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한화오션, 그리고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들이 중국과 직접 거래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다행일 뿐, 우리가 나서 뭘 어찌 하기는 힘들다는 속내가 담긴 발언이다.
일본과 중국은 예로부터 ‘가깝고도 먼 이웃’으로 묘사되곤 했다. 지금 이 두 나라의 싸움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이유다.
최정호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