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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울린 ‘노쇼 사기’ 일당 캄보디아서 검거… 피해액 38억원 달해

조선비즈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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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예약한 뒤 물품 대리 구매 방식으로 돈을 편취하는 이른바 ‘노쇼(예약 부도) 사기’ 일당이 붙잡혔다.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합수부)는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노쇼 사기를 벌인 일당 23명을 검거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215명을 속여 총 38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된 '노쇼 사기' 일당.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된 '노쇼 사기' 일당.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노쇼 사기 일당은 1차 유인책과 2차 유인책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벌였다. 먼저 1차 유인책은 군부대 관계자나 병원 직원 등을 사칭해 식당을 이용할 것처럼 예약했다. 이어 식당 주인에게 나중에 돈을 줄 테니 군용 장비나 와인 등의 물품을 대신 사달라고 요청했다.

식당 주인이 안내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면 2차 유인책이 대리 구매 요청을 받은 물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속였다. 위조된 명함이나 허위 공문, 가짜 구매 요청서를 믿고 식당 주인이 송금을 하면 그대로 잠적했다.

'노쇼 사기' 일당이 범행에 쓴 가짜 명함과 공문.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노쇼 사기' 일당이 범행에 쓴 가짜 명함과 공문.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 제공



노쇼 사기 일당은 사칭 기관을 수시로 바꿨고, 식당뿐만 아니라 약국, 페인트 업체 등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범행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이어졌다.

노쇼 사기 일당은 총책 → 한국인 총괄 → 팀장 → 유인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토대로 범행 성공을 위해 군부대, 병원, 대학 등 분야별 시나리오를 지속해서 점검했다. “900만원과 1000만원은 부담감이 다르다” 등 피해자 심리 분석 내용까지 공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인책별로 성과에 따라 수당을 산정해 실적을 독려했다. 범죄 일당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면 죄책감은 없었다. 피해자가 입금하면 범행 성공을 자축했다. 오히려 노쇼를 우려해 예약금을 요구하거나, 물품 대리 구매를 거부하면 피해자를 비방했다.

합수부는 국가정보원의 국제범죄 정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 귀국한 조직원 6명을 붙잡았다. 캄보디아 수사 당국과 공조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시아누크빌 등의 범죄센터에서도 조직원 17명을 검거했다.

합수부는 “현지 검거 후 보통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렸을 조직원 국내 송환을 40일 만에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합수부는 노쇼 사기 범죄 단체 관련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합수부 관계자는 “군부대 등 공공기관의 경우 특정 업체를 통한 대리 구매를 요청하는 일이 없어 무조건 ‘사기’라고 의심해야 한다”며 “조직적 비대면 사기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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