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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이후의 시대, 개발의 병목은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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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직조기였고, 이번 주에는 감자칩이다.


필자는 러스 로버츠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콘토크의 오랜 애청자다. 로버츠는 뛰어난 진행자이며, 초대 손님 역시 항상 흥미롭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감자칩과 짭짤한 스낵을 주제로 한 브렌던 오도너휴 편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오도너휴와 로버츠는 감자칩 제조 과정을 상세히 다뤘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주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필자에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도너휴는 감자칩 분야의 전문가이자 열정적인 애호가였고, 무엇보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산 공정이 어떻게 효율화됐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


감자칩 생산 효율 개선의 핵심은 병목 지점을 찾아 해당 공정을 더 이상 병목이 아니게 만드는 데 있었다. 하나의 병목이 해결되면 또 다른 병목이 드러났고, 다시 그 단계를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렇게 개선이 누적되다 보면, 더 이상 손댈 가치조차 없는 수준의 미미한 병목만 남게 된다.


지난주 직조기에 대한 기사를 쓰고 나서,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 역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개선하려면 병목을 찾고, 그 병목을 제거한 뒤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필자가 보기에 애플리케이션 개발 과정에서 가장 좁고 압력이 집중되는 지점은 실제 코드 작성 단계다. 마찰이 많은 개발 프로세스에서 코드 작성은 대개 프로젝트 완료 시점을 결정하는 병목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코드 작성이 더 이상 병목이 아니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에이전트형 코딩의 등장으로 이미 그 지점에 거의 도달했다고 본다. 논의를 단순화하기 위해, 그리고 이 칼럼을 이어가기 위해, 코드 작성이 더 이상 병목이 아니라고 가정해 보자. 코드 작성이 수일, 수주 단위로 이뤄지고, 수개월이나 수년이 걸리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하자.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우선 요구사항은 지금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현재 개발자는 요구사항이 다소 모호하더라도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개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다듬을 수 있고, 진행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딩 에이전트 환경에서는 이런 접근이 통하지 않는다.


에이전트형 코딩 시스템에 모호한 입력을 제공하면, 결과물 역시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컴퓨팅에서 “입력이 엉망이면 출력도 엉망”이라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코딩 에이전트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지가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 지점을 정확히 정의하는 역량이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새롭게 갖춰야 할 핵심 기술이 된다. 이를 영어로 코딩하는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다. 그중 일부는 품질이 높겠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현재도 기존 소프트웨어의 기능 확장이나 완전히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지만, 코드 작성 비용이나 난이도 때문에 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AI 슬롭(AI가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품질이 낮고 실질적 가치가 없는 콘텐츠)이라 불리는 저품질 소프트웨어도 대량으로 늘어날 것이다. 실행 장벽이 낮아지면 잘못된 판단 역시 증폭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금까지 실현되지 못했던 훌륭한 아이디어도 훨씬 더 많이 현실화될 것이다. 기존 소프트웨어는 인간 개발자만으로는 제공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기능을 갖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제품이 실제로 유용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역할은 프로덕트 매니저의 몫이 된다. 필자 역시 과거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있는데, 아이디어 백로그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면 매우 반가운 일이다.


개발자의 역할도 달라진다. 개발자는 깔끔하고 정돈된 구현을 직접 작성하는 데서 벗어나, 에이전트가 깔끔하고 정돈된 구현을 만들어내도록 관리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코드 대부분을 직접 작성하는 대신, 에이전트의 결과물을 검토하고, 거부하고, 제약을 설정하고, 리팩터링하는 데 시간을 쓰게 된다. 더 나아가면, 그런 작업을 에이전트에게 지시하는 역할로 이동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다음 병목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사고가 된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선택이 된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문제는 이미 존재한다. 일곱 가지 중 세 가지를 고르는 대신, 일흔 가지 중 서른 가지를 골라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그 난이도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Nick Hodges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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