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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신의 궁색한 ‘빈총’ 논리…끝내 반성은 없었다 [데스크 창]

쿠키뉴스 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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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은 14일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이 반헌법적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을 뿐 내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빈총 들고 하는 내란을 봤느냐”는 한 방송인의 발언을 인용하며, 자신의 조치는 국민을 각성시키기 위한 ‘계몽령’에 가까웠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이 최후진술은 납득하기 어렵고, 궁색하다.

윤 전 대통령은 “빈총이었으니 죄가 되지 않는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빈총’이라는 비유를 끌어와 계엄의 위험성과 폭력성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내란 성립을 부정하는 논리를 폈다. 문제는 이 같은 풀이가 형사법 전문가, 그것도 검사 출신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형법은 결과만을 처벌하지 않는다. 미수도 처벌하고, 실행에 착수해 법익 침해 위험이 현실화됐는지를 판단한다. 총에 실탄이 들었는가는 본질이 아니다. 국가 권력이 실제로 행사됐는지, 그리고 그 권력이 어디를 향했는지를 봐야 한다. 빈총으로 겨눴다고 해서 죄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형사법의 기본과 거리가 있다. 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이런 비유를 택했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해석이 이어진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이 짧은 시간 이뤄졌고 이내 해제됐다는 점도 강조했지만 시간의 길이가 행위의 성격을 바꾸지는 않는다. 비상계엄은 헌법이 허용한 국가긴급권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조치다. 국회와 선관위에 실제 병력이 투입된 사건이다.

“반헌법적 상황을 깨우치기 위한 계몽”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헌정 질서는 위법을 위법으로 막는 방식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헌법을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헌법을 넘어서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논리는, 결국 권력자가 스스로를 헌법의 최종 해석자로 내세우는 행위다. 이는 민주주의가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다.

형법 교과서에 따르면 내란은 폭행·협박이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에 이르면 범죄가 성립한다. 2024년 12월3일 밤 깨진 것은 특정 지역의 평온만이 아니었다. 국회와 선관위, 군과 경찰, 정치와 시민사회 전반이 동시에 흔들렸다.

무엇보다 최후진술 어디에도 반성은 없었다. 유감이나 사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반복된 것은 정당화와 항변뿐이었다. 계엄은 불가피했고, 자신은 헌정을 지키려 했다는 주장만 줄곧 나왔다. “모두 제 부족함 탓”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만, 이는 책임 인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검이 이 사건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것은 기계적인 형량 제시가 아니다. 그만큼 사안의 중대성과 헌정 질서에 끼친 충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라는 이름 아래 벌어진 일들이 민주주의와 법치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그 무게를 법정에 묻고 있는 것이다.

이제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다. 감정적이거나 정치적 해석이 아니라 헌법과 형법의 언어로 이 사건의 성격을 가려야 한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끝내 드러나지 않은 반성의 공백까지 포함해, 역사가 납득할 수 있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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