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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양날의 칼…공동체 평화 위해 '종교 문해력' 높여야"

연합뉴스 고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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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책 '종교학 강의' 출간
책 '종교학 강의' 펴낸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북튜브 제공]

책 '종교학 강의' 펴낸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북튜브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일부 종교들의 정교 유착 논란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요즘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라는 말에 더욱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종교는 왜 위안과 희망을 주는 존재인 동시에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기도 하는 것일까. 인공지능(AI)의 눈부신 발전 속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아주 오래전에 탄생한 종교들이 여전히 유효하긴 한 것일까.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신간 '종교학 강의 : 더 나은 종교 이해를 위하여'(북튜브)에서 "종교는 양날의 칼"이라고 표현한다.

잘 사용하면 나와 타인에게 대단히 유용하고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나와 남을 다치게 만드는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종교가 우리 삶에 도움이 되려면 종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성 교수는 14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종교라는 걸 도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궁금해하는 무종교인들, 내가 가진 종교가 다른 종교와 어떻게 관계 맺어왔고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은 종교인들에게 모두 들려주고 싶은 얘기"라고 이 책을 설명했다.

"'종교 문해력'이 개인의 행복은 물론 공동체 평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성 교수는 이 책에서 종교를 '믿음'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다룬다. 종교의 정의와 기원, 각 종교의 사상과 역사, 여러 종교를 관통하는 종교심리학과 신비주의를 강의 형식으로 풀어준다.



종교라는 양날의 칼이 이롭게 쓰일지 해롭게 쓰일지는 '표층 종교'에 그칠지, '심층 종교'에 도달하는지와도 관련이 있다.

성 교수 설명에 따르면 겉으로 드러나는 교리, 의례, 소속 같은 요소에 해당하는 표층 종교는 내가 파악한 것을 남한테 전하는 것이 관건이지 내가 더 이상 알 건 없다고 믿는 게 특징이다. 종교의 더 깊은 차원에 도달하면 오히려 내가 모르는 게 여전히 있다고 강조하고 겸손해진다. 심층 종교는 인간 내면의 변화와 성숙에 더 초점을 둔다.

성 교수는 "종교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종교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종교를 다루는 인간의 태도와 성숙도의 문제"라며 "심층 종교로 가지 못한 채 자기 종교만이 유일하게 좋다고 생각하는 표층 종교인들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다양한 동서양의 종교가 서로 큰 다툼 없이 공존하는, 성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유례가 없는 다종교 사회"다. 동시에 무종교인이 과반인 사회이기도 하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탈종교화와 관련해 성 교수는 "제도화되고 조직화된 종교를 믿는 사람은 계속 줄어들 것이다. 기존 종교들이 표층 차원의 종교를 고수한다면 줄어드는 속도는 더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간이 왜 살고 죽는지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게 될 때, 혹은 삶에서 힘든 일이 생길 때의 해답은 종교가 아닌 다른 것이 줄 수는 없다"며 "제도화된 종교 교리가 아니라 자기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은 크게 늘고 있고, 이는 깊은 차원의 종교와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현실을 인정하는 종교, 개인의 구체적인 삶과 떨어지지 않는 종교, 개인의 자율성이나 지성 등을 존중하고 더 큰 틀에서 통합·포섭하는 종교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성 교수는 예측했다.

성 교수는 행정고시에서 수석을 차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근무하다 돌연 사직해 종교학자가 됐다. 서울대에서 종교학 석사학위를, 미국 라이스대에서 종교심리학과 신비주의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평범하지 않은 그의 행보를 두고 '종교에 빠져서 이상해진 건 아닌가' 걱정한 주변 사람들도 많았다는 개인적 일화는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나 막연한 오해의 방증이기도 하다.

유신론자이지만 특정 종교의 신자는 아니라는 성 교수는 "종교를 반지성적인 사람들이나 믿는 것으로 폄하하지도, 반대로 종교에 너무 과몰입하지도 않았으면 한다"며 "이 책을 통해 종교를 이해하고, 종교를 통해 인간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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