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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증시 5000 시대]반도체 넘어 로봇·우주로…'오천피' 뉴노멀 기대

뉴스웨이 문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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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오천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랠리가 올해 로봇·전력·바이오·우주 등 다른 성장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지수 상단에 대한 논의도 한 단계 높아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4723.10에 마감하며 9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미국발 불확실성 여파로 하락 출발했지만 장중 반등에 성공하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전년 말 2399포인트에서 4214.17포인트로 마감해 연간 상승률 75.6%를 기록했다. 주요 20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투자 환경 개선, 주주환원 강화 기조 등이 지수 하방을 지지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코스피 상단은 4900~5000선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낙관적인 경우 5800선대까지도 열어둘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장으로 들어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변곡점


올해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후 실제 산업과 서비스 영역으로 연결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가 기술적 기반을 다졌다면 이후에는 로봇·전력·바이오·우주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주목받는 키워드는 로봇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연산 능력, 비전 인식, 힘 제어, 자율 이동 등 핵심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시연 단계를 넘어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키우고 있다. 세계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는 제조·물류·서비스 등 구체적인 적용 사례가 제시되며 로봇 도입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도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로봇 제조사와 반도체 및 AI 업체들의 협력이 두드러지는 추세"라며 "스스로 추론하는 휴머노이드와 산업에 즉각 투입 가능한 목적 특화형 로봇기술이 동시에 발전하고 양자컴퓨팅과 로봇 등 차세대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실용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짚었다.


설비 교체 사이클이 만든 전력기기 모멘텀

AI의 파급 효과는 전력기기 업종에서도 감지된다. 단기 이슈보다는 노후 설비 교체 주기와 공급 여건이 맞물리며 구조적인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송·배전망 보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수요는 노후 전력설비 교체 시기 도래와 업계의 제한적인 공급 능력이 뒷받침하고 있다"며 "송·배전망 투자와 변압기, 차단기 등 핵심 설비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성장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AI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수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 방식 바뀐다…바이오의 재평가

바이오 산업 역시 재평가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야다. 그동안 금리 부담과 임상 불확실성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기술 환경 변화와 함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AI는 신약 개발의 선택지가 아니라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AI 도입을 통해 개발 기간과 비용이 줄고 임상 성공률이 개선되면서 바이오 산업의 수익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FDA 규제 환경 변화와 맞물려 바이오 AI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데이터 산업으로 확장되는 우주 산업

우주 산업은 발사 기술 고도화와 민간 참여 확대를 계기로 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발사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위성통신 서비스와 위성 영상 활용이 늘어나면서, 우주 인프라의 역할도 단순히 '쏘아 올리는 것'에서 벗어나 상시적인 데이터·통신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저궤도 위성망이 빠르게 확대되며 위성 영상과 통신 데이터가 대규모로 쌓이고 있다. 사람이 처리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이를 자동으로 분류·해석하는 AI 활용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우주 인프라가 AI 연산과 데이터 처리 환경과 결합해, 중장기적으로 AI·데이터 인프라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발사체는 위성통신과 관측 서비스 등 후속 산업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 인프라"라며 "글로벌 우주 산업이 소수 민간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역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기반으로 민간 참여가 확대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발사 성공 자체보다 반복 발사 능력과 비용 경쟁력, 신뢰성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확산 흐름 뒷받침하는 시장 환경

시장 환경 역시 이러한 산업 확산 흐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경우,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기대도 함께 형성될 수 있다"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시각 역시 자연스럽게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는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일부 완화되고, 투자 관심이 다양한 분야로 퍼질 수 있다"며 "AI 거품론이 지금보다 크게 부각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승 흐름은 당분간 순항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혜진 기자 h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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