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민간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도시 안전 인프라에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본격화한다. 기후변화로 국지성·극한 호우가 잦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공공기여를 활용해 노후 하수도 정비와 재해 예방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대규모 민간 개발사업 과정에서 확보되는 공공기여를 기존 도로·공원·문화시설 등 생활 인프라 중심에서 벗어나 하수시설 등 도시 안전 인프라로 확대 적용한다고 15일 밝혔다. 공공기여는 민간 개발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공공시설 확충에 환원하는 제도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서울시 하수도 인프라의 급속한 노후화가 있다. 서울 시내 하수관로 10866km 가운데 30년 이상 된 관로는 6029km로 전체의 55.5%에 달한다. 이 중 50년을 넘긴 초고령 관로가 3303km, 전체의 30.4%에 달해 집중호우 시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대규모 예산과 토지 확보, 주민 반대 등으로 하수도 정비를 공공 재정만으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기여를 활용하면 공공과 민간이 함께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구 대치역사거리 인근 미도·은마·선경아파트는 재건축 정비사업과 연계해 약 11만9000톤 규모의 저류시설을 공동 설치·부담하는 방안을 마련, 침수 예방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충한 사례로 꼽힌다.
서울시는 앞으로 개발사업 계획 수립 단계부터 재해 예방과 도시 안전 강화를 위한 하수도 정비 필요 지역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사업 추진 시 인접 구간의 노후 하수도 정비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침수 취약 지역에는 집중호우 시 빗물을 임시로 저장하는 저류조를 설치하고 산자락 인접 사업지에는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사방시설도 함께 확충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하수도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 인프라"라며 "공공기여를 도시 안전 확보와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지속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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