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4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소말리아와 이란을 비롯한 75개국 국민에 대한 미국 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 미국 정부는 이들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의 복지 제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 국민의 복지 혜택을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받아 가는 이민자들이 속한 75개국에 대해 이민 비자 발급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
국무부는 “이번 중단 조치는 신규 이민자들이 미국 국민의 부를 빼내 가지 않도록 확실히 할 수 있을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며, 해당 국가들의 비자 심사 절차에 대한 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무기한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소말리아, 아이티, 이란, 에리트레아 등 수십개국에 영향을 미친다. 국무부는 이들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입국 후 미국의 공적 부담(public charges)이 되는 경우가 잦다고 밝혔다. 공적 부담은 기본적인 생계와 복지 서비스를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국무부는 “미국 국민의 관대함이 더 이상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별도의 엑스 게시글을 통해 “미국인들을 착취하기 위해 미국에 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을 감옥으로 보내고 출신지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 국무부가 전체 대상국 명단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이집트, 예멘, 이라크, 태국, 몽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이번 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강화된 이민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입국 외국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후 비자 발급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전 세계 미국 공관에 공문을 보내 건강, 나이,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해 공적 혜택 의존 가능성이 있는 신청자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소말리아의 경우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보조금 횡령 사건에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이 다수 연루된 이후 미 이민당국의 주시 대상이 돼 왔다. 국토안보부는 미국에 체류 중인 소말리아인들에 대한 임시 보호 조치(TPS)도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대상국에 포함된 배경에는 최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내부 정치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민 정책과 복지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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