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50대 피고인이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 내용이 항소심 법정에서 공개되자 검찰이 강하게 반발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A씨(52)에 대한 항소심 변론 절차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양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다.
이날 검찰은 A씨가 제출한 반성문 내용을 직접 낭독하며 문제 삼았다. 검사는 “피고인은 ‘술을 먹고 사람을 죽였는데 그게 무슨 큰 잘못이냐. 1심 형량이 무거워 억울해 항소했다’는 취지의 글을 제출했다”며 “이런 내용이 과연 반성문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30대의 나이에 삶을 송두리째 잃었다”며 “피고인은 범행에 대한 반성 대신 출소 이후의 계획을 적어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심보다 더 무거운 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후 10시 20분쯤 전남 여수시 한 선착장에서 함께 일하며 알고 지내던 B씨(30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아버지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는 자신의 훈계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과거에도 폭력 사건으로 얽힌 바 있다. A씨는 2018년 B씨를 둔기로 폭행해 특수상해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이후 관계를 이어갔고 사건 당일에도 함께 바다낚시 여행을 떠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과 범행 직후 119에 구조 요청을 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양형기준 권고형보다 낮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형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월 10일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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