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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뛰고 대출 이자 오르자 지갑 닫았다

조선일보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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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소비 4년 연속 감소
이자 지출 1년새 14% 늘어
주식 시장 활황의 온기가 경제 전반에는 퍼지지 않고 있다.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먹거리 물가, 대출 이자 부담으로 가계의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

1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작년 1~11월 월평균 실질 소매판매액(승용차 제외)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7% 줄었다. 실질 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늘어나 보이는 부분은 빼고 실질적인 소비를 따진 것이다. 실질 소매판매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하락세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긴 기간 소매판매가 줄고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제조업·건설업 부진과 청년층 취업난으로 소비 심리가 꺾인 가운데 먹거리 물가와 대출 이자 부담까지 불어난 결과다. 지난 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에 가까운 2.1%로 집계됐지만, 축산물(4.8%)과 수산물(5.9%), 가공식품(3.6%), 외식(3.1%) 등 먹거리 물가는 전체 물가 상승세의 1.5~2.8배에 달했다.

1인당 15만~55만원의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지급이 집중된 3분기(7~9월)에도 소매 판매가 1년 전 대비 0.1% 줄었다. 여기에는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서울 등지에 ‘똘똘한 한 채’ 구입이 늘고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이자 부담도 커진 점이 한몫했다. 내 집 마련 러시가 본격화했던 작년 3분기 가계의 월평균 이자 지출은 1년 전보다 14.3%나 늘었다.

기준 금리는 묶었어도 시장 금리가 오른 점도 이자 부담을 키웠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작년 5월 연 3.87%였는데 점차 올라 같은 해 11월에는 연 4.17%로 올랐다. 금융채 5년물 등 조달 금리가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가계 대출 총량을 줄이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소비가 줄면서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 채용을 줄이고, 이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 전까지 생활비를 벌려는 청년층의 취업난으로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악순환도 나타나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연간 아르바이트 공고는 1년 전보다 9.3% 줄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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