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홈플러스 대표), 김정환 MBK 부사장, 이성진 홈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박 부장판사는 또 “영장 심사에선 피의자가 증거에 접근할 수 없어 검찰 측 주장을 충분히 알기 어렵다”며 “범죄 행위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 주관적인 부분에 대해선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껏 피의자들의 방어권보다 검찰에 유리하게 진행됐던 영장 심사 관행을 이례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홈플러스 사태는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이 하락할 것을 알고도 대규모의 단기 채권을 발행·판매해 납품업체와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이다.
전날(13일) 영장 심사에서도 이들이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 있었느냐가 쟁점이었다. 검찰은 MBK파트너스 투자팀이 2025년 2월 말 예정된 신용평가를 앞두고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관계자에게 “신용도 관점에서 부정적인 상황”이라는 말을 전해 들은 점 등을 근거로 사전에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2월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을 ‘A3’에서 ‘A3-’로 내렸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실무진이 알았을지는 몰라도, 경영진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일”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심사에서는 MBK가 신용 등급 하락 후 나흘 만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이 책임 방기인지 여부를 놓고도 양측이 다퉜다. 검찰은 MBK나 홈플러스 경영진이 영업 정상화나 자금조달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고, 이 과정에서 토지 재평가 등을 통해 1조원대 분식회계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MBK 측은 “회생절차를 선택한 이유는 갑작스러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단기 유동성 위기 때문이었다”며 “토지 재평가 등도 홈플러스의 정상 경영을 이어가려고 했던 노력의 일환”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원의 전원 기각 결정에 MBK 측은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향후 법적 절차에서도 사실관계와 법리에 기초해 성실히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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