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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딱하고 민망했던 尹 최후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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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했다. ‘경고성 계엄’과 ‘계몽령’ 등 황당한 기존 주장의 되풀이였다. 자신이 시곗바늘을 반세기 전으로 되돌리는 시대착오적 불법 계엄을 해놓고도, ‘내란 사건’ 수사를 놓고 “현대 문명국가 역사에 이런 일이 있었냐”는 ‘적반하장’식의 인식을 드러냈다. “이리 떼” “광란의 칼춤”과 같은 거친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89분간 이어진 최후진술 대부분이 자가당착, 망상, 억지, 책임 전가로 채워졌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야당이 반국가세력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국회 군경 투입, 선관위 장악 등 헌법 질서를 파괴한 건 정작 본인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실패에 대해서도 “당시 순진하게 생각했다.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나”라고 했는데 그동안 12·3 비상계엄은 구국의 결단이었다고 미화하더니 중형에 처할 위기에 놓이자 스스로를 ‘바보’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국민들이 생계에 바빠서 대놓고 얘긴 안 하지만 계엄의 불가피성에 공감한다” “많은 국민과 청년들이 계엄령이 계몽령이 되었음을 알고 있다”고 한 건 망상에 가깝다.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은 다수 국민의 상식이다. 언제까지 ‘윤 어게인’ 지지자들에게만 둘러싸여 객관적인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할 것인가.

계엄이 인명 피해 없이 끝난 게 마치 자신이 계획했던 것처럼 억지를 부리는 것도 여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는 왜 했고,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은 왜 만든 것인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병력 투입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실패 후 김 전 장관에게 “거 봐, 부족하다니까. 1000명은 보냈어야지, 이제 어떻게 할 거야”라고 질책했다는 장관 보좌관 증언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 역시 최후진술까지 일관되게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이 증언한 의원 체포 지시가 허위라면서 특검의 위협과 연금 등 생계 걱정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지시에 따랐다가 처벌 위기에 놓인 이들을 상부 지시도 없이 군경을 동원한 범죄자로 만들려는 것인가. 차라리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더라면 이렇게 듣기 딱할 정도로 민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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