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안동의 사립 고등학교에서 내신평가 시험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공교육의 신뢰성을 추락시키고, 다른 학생들의 기회까지 빼앗았다고 질타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간제 교사 신 모 씨와 학부모 배 모 씨의 '검은 공모관계'가 시작된 건 지난 2023년입니다.
신 씨에게 불법 과외를 받던 배 씨의 딸이 신 씨가 일하는 학교에 입학하자, 돈을 받고 내신 시험지를 빼돌려주기로 한 겁니다.
신 씨는 행정실장까지 가담시켜 보안장치를 끄고, 한밤중 학교에 침입해 시험지를 훔쳤습니다.
범행은 다섯 학기 동안 일곱 차례나 반복됐고, 배 씨의 딸은 3학년까지 전교 1등을 독차지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완전 범죄가 될 뻔한 범행은 지난해 7월, 보안장치 오작동으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배 모 씨 / 학부모 : (따님도 범행 가담하셨어요? 시험지 언제부터 빼돌리셨나요?)…]
[류 모 씨 / 피해 학교 행정실장 : (학생들에게 미안하지 않으십니까?) 죄송합니다.]
이들은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문 수십 장을 써냈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중형'이었습니다.
신 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천만 원, 배 씨에게는 징역 4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또, 행정실장 류 씨는 징역 1년 6개월, 딸 최 모 양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과거 파장이 컸던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보다 범행 기간도 길고 조직적이었던 만큼, 더 무거운 형량이 선고됐습니다.
동료 교직원과 학부모의 엄벌 탄원도 잇따랐습니다.
[피해 학교 학생 : 저는 그 사건 터지고 점수가 좀 내려갔거든요, 충격을 받아서. 저희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받는 건데 걔는 그냥 공짜로, 아무런 노력도 없이 받은 거니까 너무 억울하고 당황스러웠어요.]
재판부는 이들이 성실하게 노력한 학생들이 공정한 평가를 받을 기회를 침해해 깊은 허탈감과 분노를 안겨줬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입시 공정성 전반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키는 등 공적 교육기관의 사회적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들었다고 질타하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영상기자 : 전대웅
디자인 : 권향화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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