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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초광역 행정 통합, 생활권 교육자치로 가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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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이 행정 통합에 뛰어들면서 통합 흐름에 속도가 붙었다. 그간 통합 논의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교육행정 통합 관련 논의는 뒤늦게 진행되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교통망을 확충하고 기반시설을 갖추어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고자 하는 지역 발전 구상은 교육 발전에도 의미가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연구 역량을 갖춘 대학은 광역 대도시에 있지만, 그 대학의 산학협력 대상이 되는 기업체는 도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행정 통합을 통한 초광역 경제권 형성은 대학과 기업의 협력을 촉진하고, 기업과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지역 정주에도 이바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반면, 행정 통합 또는 메가시티 구상에도 우려가 존재한다. 광역화의 결과 주민 삶과 직결된 사안에 무관심과 비효율이 초래될 수 있다. 초·중등교육의 경우 시너지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예상되는 문제는 금방 떠오른다. 저출생으로 초·중등학교 학생 수는 학생이 가장 많았던 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역 간, 지역 내 학교 간 학생 수가 크게 변동하고, 지역의 교육여건과 교육력은 상당한 편차를 보인다.

고령화와 돌봄 문제가 심화하고 압축도시 형성이 불가피해지면서, 학교는 그 모습 자체를 크게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각 지역의 교육 문제는 주민들이 나서서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최소한 초·중등교육 부문에서 지금은 의사결정 수준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 교육행정의 초광역화는 이 요구와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은 주민들의 정주여건 가운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행정 통합 과정에서 교육행정 통합에 관한 논의도 이루어졌어야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뒤늦게 교육감 선임 방식 변경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교육감을 임명하든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하든 시군구 수준의 교육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광역과 기초 수준 모두 자치를 시행해온 일반행정과 광역 수준에서만 자치를 시행하고 있는 교육행정은 다르다. 기초 단위 교육자치가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교육청만 통합하는 경우, 효과는 불분명한 채 상당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교육자치제가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의 교육 문제 해결에 유능함을 보였다고는 할 수 없다. 광역 수준 교육자치를 기초 수준, 또는 생활권 교육자치로 바꾸어가야 한다.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민주적 정당성을 인정받은 교육장이 실제로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고, 특히 인구 감소 위기를 겪고 있는 농어촌 교육을 살리는 일에 성과를 내는 게 필요하다.


특별법은 이런 구조를 뒷받침해야 한다. 그런데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제안한 특별법안을 보면 우려스럽다. 영재고와 특목고, 외국인학교가 남설되어 대전·충남 지역, 나아가 전국의 교육생태계를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다. 초·중등교육에 관한 특례 중 상당수는 이런저런 이유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특별시에 교육재정을 더 많이 투입하는 데 대해 다른 시도의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대전·충남 지역의 행정 통합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한다면, 교육 부문에서는 인구가 감소하는 일부 지역에 한정해 교육장을 주민이 선출하거나 공모해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도록 하고, 그들에게 권한과 자원을 부여하는 특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리더십을 갖춘 교육장이 자치단체장과 협력해 농어촌 지역 교육을 살리는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행정 통합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충남의 행정 통합이 주민 생활권 교육자치로 이행해가는, 유능한 지방교육행정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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