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명 결정을 한 당 윤리위원회 결정에 대해 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나오고 있다.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의결했다. 장동혁 대표는 윤리위 결정을 뒤집지 않겠다고 했고, 한 전 대표 또한 ‘답이 정해진 징계’라며 재심 청구를 포기해 제명은 기정사실이 됐다. 도의적 사과 등 정치적으로 풀 수 있던 사안을 두고 1년여 동안 내분을 벌이다 끝내 ‘찍어내기’에 이른 것이다. 이 같은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이며 무능한 모습은 다수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물론, 보수 전체에까지 더욱 짙은 그늘을 드리움을 국민의힘은 알아야 한다.
윤리위는 2024년 9~11월 한 전 대표 가족 5명이 2개의 아이피(IP)를 공유해 윤석열·김건희 부부 비판 글 1000여건을 당원 게시판에 올렸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같은 인물이 복수의 계정에 걸쳐 글을 작성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며 “조직적 공론 조작·왜곡의 경향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윤리위는 이 같은 행동이 당헌·당규상 성실의무, 품위유지, 당원 게시판 계정 공유 금지 등에 위반된다며, 당대표로서 책임의 무게까지 고려해 제명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1년여 전 한동훈 당시 대표가 윤석열과 친윤계로부터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가족이 당원 게시판의 익명성을 활용해 여론전을 폈다면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 해도 이게 전직 당대표를 제명까지 할 일인지는 의문이다. 과도한 조처의 본질은, 윤석열 탄핵을 주장한 한 전 대표를 배신자로 여기는 강성 보수층의 정서를 업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장 대표는 이미 “걸림돌 제거” 의지를 명확히 했고, 윤석열 탄핵 반대론자인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 김건희 옹호론자인 윤민우 윤리위원장을 임명하며 그 절차를 밟아왔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윤 어게인’ 보수 유튜버인 고성국씨를 입당시키는 등 퇴행을 거듭해왔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내란과 절연하고 당 통합과 외연 확장에 나서기는커녕 “한동훈은 빼고 가겠다”며 스스로 운동장을 좁히고 내전에 몰두하는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에는 한 전 대표 잘못도 크다. 그는 “제 가족들이 글 올렸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지난달 말에야 밝혔다. 사실을 인지한 즉시 당원들에게 설명하는 등 정치 지도자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오히려 ‘법적 투쟁’으로 맞서다 제명 결정을 “또 다른 계엄”이라며 “국민·당원과 함께 막겠다”고 하는 것은 보기 민망하다.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