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14일 당원게시판 의혹을 받는 한동훈 전 대표를 전격 제명하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친한동훈(친한)계는 “당내 민주주의 사망”이라고 반발했고, 당권파는 “윤석열 시대가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동혁 지도부가 통합이 아닌 분열의 길을 택하면서 선거 패배에 대한 당내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윤리위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회의를 연 뒤 한 전 대표 제명을 의결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한 전 대표를 윤리위에 회부한 지 약 2주 만이자, 장 대표가 지난 7일 보수세력 연대를 약속하는 쇄신안을 발표한 지 1주일 만이다.
당내에선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에 제명 결정 재고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결정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당의 통합에 역행한 반헌법·반민주적”이라며 “심야에 기습적으로 결정한 건 비겁하고 저열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직 당대표를 제명하고 누구와 힘을 모아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아내겠다는 것인가”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인 당 분열 앞에 어떻게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친한계 의원들도 “정적 제거를 위한 선택(고동진 의원)”, “사심 정치(한지아 의원)”,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우재준 의원)” 등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송석준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의 사망”이라고 했고, 정성국 의원은 “국민의힘은 당대표 한 명의 사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윤 어게인 세력을 앞세워 정당사에 남을 최악의 결정”이라고 했다.
이번 결정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계파색이 옅은 권영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우리 당 원로 고문들도 선거를 앞두고 당의 통합을 위해 징계하면 안 된다고 간곡하게 말씀했고, 지역에 가도 이준석 (전 대표) 내쫓듯이 또 내쫓으면 선거 못 치른다는 얘기가 많다”며 “당의 통합을 해치는 한밤중의 쿠데타”라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의 신뢰를 갉아먹고 분열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반면 지도부 인사들은 윤리위 결정을 수용해 논란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 문제를 갖고 너무 오래 끌었고,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일종의 공감대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외부에서 모셔 온 분들이 내린 결론이니 일단은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채널A 유튜브에서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는 한 전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윤리위 결정은 윤석열 시대가 당에서 정리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장 대표의 지지 기반이자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한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직후 윤리위 결정이 발표된 것을 두고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의 분노를 달래려는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장 대표가 당내 경쟁자인 한 전 대표를 제거해 자신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계엄 해제 찬성을 징계한 꼴”이라며 “장동혁의 사과는 역시 썩은 사과다. 당명을 할 수 없이 바꾸지만 본색은 바꿀 수 없고 바뀌지 않는다”고 적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과 한동훈의 싸움은 추잡한 이전투구”라며 “공도동망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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