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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숫자 확인되면 행동"…이란 압박 수위 높인 트럼프

이데일리 임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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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유혈 진압에 사망자 2500명 추산
트럼프, 군사개입 시사…핵시설 타격 가능성도
25% 세컨더리 관세로 경제 제재 강화
‘이란의 봄’ 재현 가능성…유가도 출렁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대한 폭력 진압으로 25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란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앞서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경제 제재를 강화한 것도 ‘이란의 봄’ 재현을 가장 우려하는 이란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DC로 돌아오는 길에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망자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다”며 “숫자가 확인되면 그에 맞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는 이란 당국의 유혈 진압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나는 시위대에 대한 무분별한 살해가 중단될 때까지 이란 당국자들과의 모든 회담을 취소했다”며 강경 기조로 전환했음을 내비쳤다.

같은 날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좀 더 직접적으로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정책의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승리의 의미를 묻자 그는 자신의 1·2기 임기 동안의 기습 군사 작전을 열거했다. 최근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신병 확보를 포함해 2019년 시리아 공습으로 IS 창립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한 작전, 2020년 이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 암살 등을 언급했다.

시위자 2400명 사망 추산…백악관 “트럼프, 모든 옵션 보유”

이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는 등 유혈 진압 양상이 드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이 있을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활동가통신(HRANA)은 지난달 말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소 2571명의 시위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스카일러 톰슨 부국장은 “충격적인 상황이며, 이 수치조차도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통화 가치 폭락과 생활비 급등에 대한 분노에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이란 전역 31개 주, 180개 도시와 마을로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확대되며 지난 8일부터 급격히 격화됐고, 당국은 인터넷과 통신을 거의 전면 차단한 상태에서 무력을 사용해 대응하고 있다.

백악관과 이란 사태에 동원할 수 있는 충분한 선택지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활용 가능한 모든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국방부로부터 장거리 미사일 공격, 사이버 작전, 심리전 대응 등 다양한 비밀 작전 및 군사적 수단에 대해 보고받았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대통령의 어떤 결정이든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킹슬리 윌슨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전쟁부(국방부)는 언제 어디서든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실현 가능한 군사 작전으로는 병력·함정·항공기를 대규모로 집결시키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신속히 자산을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는 지난해 6월 미 본토에서 B-2 폭격기를 출격시켜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을 때와 같은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 제재 더 치명적” 분석

다만, 미 의회 내 친트럼프 진영에서도 군사 작전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공화당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폴리티코에 동맹국과 공조한 추가 제재와 경제적 압박 등 ‘비군사적 수단’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공화당 의원 5명이 민주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추가 군사력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 처리에 찬성하기도 했다.

경제 제재가 군사 공격보다 이란 정권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즉각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살인적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난이 이번 시위를 촉발한 만큼 ‘세컨더리(2차) 관세’로 이란 정부의 ‘돈줄’을 더 조여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란의 대전략:정치사’ 저자인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이란 지도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아랍의 봄’의 재현”이라며 “리비아와 시리아에서는 평화 시위가 무장 충돌과 내전으로 비화해 국가 붕괴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어 “관세 인상 전망은 중국, 인도, 이라크,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교역국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꺼리게 만들 수 있다”며 “그에 따른 경제적 고통은 추가 시위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경제·군사적 압박에 반발하고 있다. 이날 주유엔 이란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대이란 정책과 그에 따른 환상은 정권 교체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제재와 위협, 조작된 불안과 혼란은 군사 개입 명분을 만들어내기 위한 상투적 수법으로 활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65달러(약 2.8%) 오른 61.1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60달러(2.5%) 상승한 65.4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핵심 회원국이자 주요 원유 생산국으로,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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