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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사계'의 부활을 부른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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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박소담 기자] 충북에서 체류 외국인은 이제 통계표 속 숫자가 아니라, 일상의 풍경을 바꾸는 이웃이 됐다.

2025년 9월 기준 충북의 체류 외국인은 8만416명, 도 인구의 약 4.8%로 전국 세 번째 규모다.

청주에는 2만8천여 명, 음성과 진천은 군 인구의 10%를 훌쩍 넘길 만큼 외국인 비율이 높다.

공장과 캠퍼스, 원룸촌과 전통시장에서 '외국인'은 지역 경제와 교육·돌봄을 함께 떠받치는 생활 인프라의 일부가 됐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각 경찰서 외사계 사무실 앞에는 여러 언어가 뒤섞인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유학생과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드나들며 분실 신고를 하고, 체류 상담을 받고, 범죄예방교육 일정을 확인했다.


출입국 안내문과 다국어 홍보물로 빼곡했던 그 공간은 외국인 주민에게 파출소이자 동사무소에 가까운 창구였다.

그러나 2024년 초, 경찰 조직 개편 속에 외사계는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당시 명분은 '효율'이었다.


한정된 인력을 112·생활안전·형사 등 일선 치안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였다.

외국인 관련 기능은 시·도경찰청과 각 부서로 분산해 맡기면 된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그러나 현장은 곧바로 빈 곳을 느꼈다.


외국인 유학생 범죄예방교육은 범죄예방 부서로, 피해자 지원은 여청계로, 교통 안전교육은 교통 부서로 흩어졌다.

공백은 숫자보다 먼저 체감에서 드러났다.

외사계 폐지 이후 강력범죄 대응력 저하와 정보 공백을 우려하는 지적이 이어졌고, 체류 외국인 피의자와 강력범죄 피의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통계가 뒤를 받쳤다.

인구 비율상 '외국인이 더 위험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초국경 조직범죄와 온라인 도박·마약 범죄가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범죄 양상은 복잡해졌는데, 이를 묶어 대응할 전담 창구는 사라진 셈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최근 경찰 안팎에서는 외사정보 기능을 다시 세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 납치·감금 사건, 온라인 불법 도박과 마약 유통 같은 초국경 범죄에 대응하려면 출입국 정보, 국제 공조, 지역 내 체류 외국인 동향을 함께 다룰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외사조직의 부활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정보·외사 기능을 동시에 강화하면 과거 '정치·선거 정보경찰'의 그림자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외국인 커뮤니티 '관리'가 감시로 변질되고, 이주민 인권보다 치안 통제가 앞설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진다.

초국경 범죄 대응과 인권 보호, 정보 수집과 민주적 통제를 조화시킬 제도적 장치가 없으면, 외사계 부활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결국 질문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외사계는 왜 없앴고, 왜 다시 필요해졌는가.

충북 체류 외국인이 도 인구의 스무 명 중 한 명꼴인 지금, 이들을 향한 치안을 단순한 '인력 효율'의 문제로만 볼 수 있을까.

다문화 사회로 향하는 길목에서 외사계는 단순한 한 부서가 아니라, 이주민과 지역사회를 이어 주는 최소한의 창구였다.

그 창구를 인력표 계산부터 들여다보며 닫은 결과가 지금의 공백과 불신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외사조직 복원 논쟁은 단순한 인력 배치의 문제가 아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국가가 '외국인 치안'을 어떤 철학과 기준으로 다룰지를 묻는 시험대다.

외사계가 다시 문을 연다면, 그 문은 외국인을 향한 단속 창구가 아니라 지역사회 안의 이웃과 범죄 사이에 선 완충지대여야 한다.

치안 효율과 인권 보호, 정보 수집과 민주적 통제라는 네 갈래 줄을 동시에 쥐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균형을 외면한 자리마다 공백과 불신이 커져 왔다면, '외사계 부활' 논의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뒤늦은 반성과 재설계를 향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

박소담 사회·경제부 기자수첩,외사계,부활,조직개편,초국경범죄,이주노동자,유학생,치안효율,인권보호,정보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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