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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물 새는 부산 민주주의기록관…개관 일정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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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영주동의 민주공원 근처에 자리한 ‘민주주의기록관’ 들머리에 건축 자재가 쌓여 있다. 김영동 기자

부산 중구 영주동의 민주공원 근처에 자리한 ‘민주주의기록관’ 들머리에 건축 자재가 쌓여 있다. 김영동 기자


지난 11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민주공원 근처에 자리한 ‘민주주의기록관’(기록관) 들머리엔 군데군데 건축 자재가 쌓여 있었다. 바닥 일부에선 방수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건물 곳곳에 빗물이 새는 바람에 마감 작업을 끝낸 바닥 일부를 다시 뜯어냈다고 한다. 1층 계단 벽면에는 물이 흘러내린 자국과 이를 페인트로 덧칠한 흔적도 보였다.



‘보이는 수장고’가 있는 지하 1층으로 향했다. 민중미술 작품 등 자료 전시 기능과 보존 기능을 갖춘 기록관의 대표적 시설이다. 이곳에는 민중미술가로 널리 알려진 홍성담·이인철·박불똥 화백의 작품 등이 보존·전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곳에도 천장 누수 흔적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이곳 천장에서 물이 새어 흐른 자국을 정리하고 단열재를 붙인 뒤 항온·항습 등 수장고 기능을 정비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준공 뒤 1년 넘게 개관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기록관’ 출입구 모습. 김영동 기자

준공 뒤 1년 넘게 개관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기록관’ 출입구 모습. 김영동 기자


부산의 민주화운동 관련 사료와 민중미술 작품 등 5만여건을 보존·전시할 목적으로 지은 기록관이 누수 등 하자보수 문제로 1년 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등의 말을 들어보면, 민주공원은 1999년 문을 연 뒤 지역 민주화운동 사료 등 5만6000여건의 자료를 2층 수장고와 3층 사료 보관실 등에서 보관·관리했다. 당시 수장고와 사료 보관실은 각각 33㎡(10평)에 불과했고, 자료들은 좁은 수장고에 여유 공간도 없이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은 수장고 4곳과 자료 정리실 등을 두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견줘 부산 민주공원은 사료 보존·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료 연구와 교육에 활용조차 못 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2006년부터 별도의 사료관 건립이 논의됐고 2020년에야 기록관 건립 예산이 확보됐다. 터 3582㎡에 지하 2층~지상 3층, 연면적 2191㎡ 규모로 민주공원 근처의 중앙공원 안에 건설이 계획됐다. 총사업비 152억원이 투입된 기록관에는 보존 서고, 보이는 수장고, 사료 전시실, 체험 교육장, 보존 처리실 등을 갖추기로 했다.



준공 뒤 1년 넘게 개관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기록관’의 ‘보이는 수장고’에 건축 자재들이 쌓여 있다. 김영동 기자

준공 뒤 1년 넘게 개관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기록관’의 ‘보이는 수장고’에 건축 자재들이 쌓여 있다. 김영동 기자


2023년 4월 공사가 시작됐고, 건물은 2024년 12월 준공됐다. 지난해 2월엔 시민 설문조사로 이름을 ‘민주주의기록관'으로 확정했고, 지난해 6월 ‘20여년 숙원사업이 해결된다’는 민주단체 등의 기대 속에 기록관 문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개관을 준비하던 지난해 5월 내린 비로 지하 1층의 보이는 수장고, 화장실 등에서 누수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주차장 물고임, 항온항습기·실외기 소음 문제 등 여러 하자도 발견돼 결국 기록관 개관이 미뤄졌다.



하자보수 공사는 애초 지난해 10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됐지만, 시공사들이 누수 책임을 피하려고 서로 떠넘기면서 시비를 가리는 바람에 결국 해를 넘겨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는 하자보수 공사가 끝나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시설보수를 마친 뒤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시공사들이 하자를 인정해 시에서 추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없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 개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공원 관계자는 “하자보수 공사가 철저하게 진행돼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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