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결승2국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신민준 9단. 한국기원 제공 |
신민준 9단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하며 28년 만에 한·일 결승전으로 펼쳐지는 LG배 3번 승부를 최종국으로 끌고 갔다.
신 9단은 1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특설 대국장에서 열린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일본 일인자 이치리키 료 9단을 상대로 285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12일 열린 1국에서 크게 우세한 국면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신민준 9단은 이날 2국에서는 완승에 가까운 내용을 선보였다. 초중반 두터움과 실리, 양쪽에서 모두 앞서나간 신민준 9단(흑)은 하변에서 이치리키 료 9단(백)의 승부수를 침착하게 받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좌중앙 전투에서 99%까지 치솟았던 AI그래프가 181수에서 한순간 30%까지 떨어지며 출렁였지만 정교한 수읽기로 우세를 되찾았고, 결국 이치리키 료 9단의 항서를 받아냈다.
국후 신민준 9단은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형세가 계속 좋았는데, 쉬운 실수를 몇 차례 하면서 만만치 않아졌다. 거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승리를 확신했다”면서 “첫날 대국은 지면 안 됐던 바둑이었는데 1국이라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바둑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최종국은 모든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최종 3국 임전 각오를 전했다.
이날 신민준 9단 승리로 시리즈 전적은 1승1패가 되면서 우승컵 주인공은 최종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이치리키 료 9단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신민준 9단은 상대 전적도 1승2패로 한 발 좁혔다.
이번 결승전은 1998년 제2회 대회 이후 28년 만에 성사된 한·일 결승 매치로 바둑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5년 만의 LG배 우승을 노리는 신민준 9단과 일본 기사(일본 국적)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LG배 우승을 노리는 이치리키 료 9단의 맞대결은 이제 단 한 판의 승부로 결판나게 됐다.
국후 복기 장면. 신민준 9단(오른쪽)이 결승 2국을 가져오면서 승부를 최종 3국으로 이끌었다. 한국기원 제공 |
만약 한국이 이번 대회를 우승하게 되면 LG배 통산 15회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현재 일본은 LG배에서 2회 우승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유창혁 9단과 한해원 3단 공개해설장에는 약 50명의 바둑 팬들이 모였다.
LG배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대결인 1998년 2회 대회에서 유창혁 9단이 왕리청 9단과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며 우승컵을 넘겨준 바 있다. 그동안 한국은 29번의 결승 중 20번 결승에 올라 14회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은 세 차례 결승에 올라 왕리청 9단(2회)과 장쉬 9단(9회)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두 기사 모두 일본기원에 적을 두고 있지만 대만 출신으로, 순수 일본 출신 우승자는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은 우승자의 연패(連霸)를 허용하지 않는 대회로 유명하다. 전성기 시절 최다 우승 기록(1·3·5·8회)을 보유한 이창호 9단과 현 세계 최강자 신진서 9단(24·26·28회)도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우승자가 차기 대회 결승에 오른 기록도 30년간 단 두 번(이세돌 12회 우승·13회 준우승, 쿵제 14회 우승·15회 준우승)밖에 없다. 지난 대회 챔피언 변상일 9단도 이번 대회 4강전에서 탈락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민준 9단과 이치리키 료 9단이 펼치는 한·일 결승전 모든 경기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치러진다. 최종 3국 역시 15일 오전 10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30회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시간제는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