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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8대 금융지주 지배구조 점검…'형식적 이행' 정조준

서울경제TV 이연아 기자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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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 = 이연아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내 전 금융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의 실제 작동 여부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선다. 은행권이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외형적으로는 정착됐지만, 실제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취지가 충분히 구현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금감원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iM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8개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관련 실제 운영 현황 전반을 점검한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금융소비자 보호의 핵심 기반으로 은행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 추진해 왔다. 지난 2023년 12월에는 업계·학계와 함께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했고, 은행권은 지난해부터 이를 본격 이행 중이다. 해당 모범관행에는 CEO 선임·경영승계 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과 독립성, 이사회와 사외이사 평가체계, 사외이사 지원조직 구축 등 4대 테마와 30개 핵심 원칙이 담겼다.

그 결과 관련 내규 정비와 위원회 구성 개선 등 제도적·외형적 측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최근 들어 이러한 개선 내용이 실제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모범관행의 취지를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운영 단계에서 편법적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특별 점검을 통해 내규나 조직 등 형식적 외관보다는, 그간 언론과 국회, 감독당국 검사 과정에서 지적된 사례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건전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CEO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실질적인 검증 기능이 약화돼 ‘셀프 연임’ 논란이 반복되는 구조, 이사회 및 각종 위원회가 주요 의사결정을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문제, 사외이사의 견제·감시 기능 약화 여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실제 금감원이 공개한 '모범관행의 형식적 이행 관련 최근 지적사례'를 보면, 하나금융지주가 회장 후보 롱리스트(Long-list) 선정 직전 이사의 재임가능 연령(만 70세) 규정(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현(現) 지주회장에게 유리하게 변경하고 연임을 결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BNK금융지주에서는 내·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후보 서류 접수 기간이 외형상으로는 15일로 설정됐지만, 실제 영업일 기준으로는 5일에 불과해 충분한 경쟁과 검증이 이뤄지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사회 구성과 운영과 관련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사회 역량 진단표(BSM)상 전문성 항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상호 연관성이 낮은 소비자보호와 리스크관리 영역을 단일 전문성으로 분류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다양성이 왜곡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다수의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 평가의 실효성 부족도 공통적인 문제로 꼽혔다. 다수의 금융지주가 외부 평가기관 등 객관적 평가지표를 활용하지 않고 설문 방식에만 의존해 사외이사를 평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역시 평가 대상 전원에게 재선임 기준 등급 이상을 부여하는 등 평가가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대통령의 문제 제기도 이번 점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당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행을 직접 언급하며, 소수 인물이 장기간 지배권을 순환적으로 행사하는 구조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CEO 선임과 관련해 문제가 거론되는 금융지주에 대해 검사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현재 일부 금융지주에 대해서는 현장 검사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금융지주별 우수 사례와 개선 필요 사항을 도출해 향후 추진될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논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점검 결과를 은행권과 공유해 각 금융지주가 자율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yalee@sedaily.com


이연아 기자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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