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은 식량 생산에서 나온다. 그중에서도 소고기는 단일 식품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
[SDG13 탄소 배출] 푸른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의 모습은 오랫동안 이상적인 농업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풀 먹인 소고기는 공장식 사육보다 더 인도적이고, 환경에도 덜 해로울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직관적인 믿음은 반드시 사실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풀 먹인 소고기가 과연 기후에 더 나은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소고기, 식품 중 온실가스 최대 배출원
같은 무게 기준으로 소고기는 돼지고기보다 8배, 완두콩 같은 단백질 식물성 식품보다 최대 100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핵심 원인은 소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이다. 메탄은 대기 중 체류 기간은 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처음 20년간의 온난화 효과는 약 80배에 달한다.
공장식 사육장(feedlot)은 수천 마리의 소를 좁은 공간에 몰아넣어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유발한다. 분뇨와 사료에서 나온 질소는 하천과 연안에 '데드존'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풀 먹인 소고기가 동물복지나 지역 환경 측면에서 더 낫다는 평가는 일정 부분 타당하다. 하지만 기후 문제까지 포함해 모든 요소를 한데 묶어 판단하는 것은 오류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코틀랜드 애버딘대의 기후·농업 전문가 피터 스미스 교수는 "사람들이 기후 문제를 다른 환경·복지 이슈와 혼동한다"고 말한다. 기후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가 얼마나 오랫동안 메탄을 배출하며 살아 있는가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소는 생후 약 6개월까지는 목초지에서 자란 뒤, 곡물 사료를 먹는 비육장으로 옮겨진다. 이후 약 18개월이 되면 도축된다. 반면 풀 먹인 소는 시장 체중에 도달하는 데 최대 3년이 걸린다. 즉, 같은 양의 고기를 생산하기까지 메탄을 배출하는 기간이 훨씬 길다는 의미다. 스미스 교수는 "여러 이유로 풀 먹인 소고기를 선호할 수는 있지만, 기후 배출 측면에서는 오히려 "금 더 나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소는 생후 약 6개월까지는 목초지에서 자란 뒤, 곡물 사료를 먹는 비육장으로 옮겨진다. 이후 약 18개월이 되면 도축된다. 반면 풀 먹인 소는 시장 체중에 도달하는 데 최대 3년이 걸린다.(자료=FAO 제공) |
'토양 탄소 저장'의 한계
일부 산업계 연구는 방목이 초지 재생을 촉진하고, 토양에 탄소를 저장해 메탄 배출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의 론 밀로 연구원과 미국 바드칼리지의 기든 에셸 교수는 미국 소고기 생산 전반을 분석해 이 주장을 검증했다.
그 결과 토양에 저장되는 탄소는 소가 배출하는 메탄량을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장 효율적으로 풀을 먹고 자란 소고기"차 단백질 1kg당 배출량이 공장식 소고기보다 최소 10% 더 많았다. 토양의 탄소 저장 능력에는 포화 한계가 있으며, 그 효과는 약 10년 후 사라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풀 먹인 소고기는 공장식보다 훨씬 많은 토지를 필요로 한다. 옥스퍼드대 식품시스템 연구자 폴 베런스는 "땅은 공짜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현재 전 세계 농경지의 약 80%가 육류와 유제품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데, 상당 부분은 인간이 직접 섭취할 작물 재배나 자연 복원에 더 적합할 수 있다. 방치된 토지는 오히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선택
전문가들은 어떤 형태든 소고기 소비는 기후 부담을 수반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다만 해법이 '완전 채식'만은 아니라는 점도 강"한다. 식품 시스템 연구기관 '테이블(Table)'의 타라 가넷 대표는 "식품 배출의 상당 부분은 소수의 사람들이 많은 고기를 먹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2023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12%가 하루 소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가넷 대표는 "기후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이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이라며 "동물복지든, 대기오염이든, 온실가스든 어떤 기준을 택하더라도 '마음껏 고기를 먹어도 된다'는 결론은 없다"고 말했다.
NYT는 결론적으로 풀 먹인 소고기가 반드시 기후에 더 나은 선택은 아니며,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기후 대응이라고 전했다. 초원의 낭만적 이미지 뒤에 숨은 숫자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DG뉴스 = 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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