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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멕시코까지 번진 '관세 폭탄'…韓가전업체 셈법 꼬였다

뉴스웨이 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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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헌 판결을 앞두고 글로벌 가전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상호관세 환급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더해 캐나다·멕시코로 관세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르면 이날(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헌법 합치 여부를 판결할 예정이다. 이번 상고심은 행정부가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지난해 2월부터 부과해 온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의 적법성을 둘러싼 것이다.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헌 판단이 내려질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부과된 상호관세에 대해 소급 환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서 국제무역법원(CIT)과 항소심에서 IEEPA의 권한 범위를 문제 삼은 판단이 나온 점을 들어 위헌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부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실제로 입증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축적하며 환급 절차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법원이 환급 절차와 방식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불명확한 상황에서 환급 청구권을 보전하려는 수입자라면 연방대법원의 판결 선고 전까지 국제무역법원(CIT)에 소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실질적인 환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현재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15%와 함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관세 50%를 동시에 적용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대법원 판단은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에 국한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되면서 의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환급 대상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히려 판결 결과와 무관하게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적인 고율 관세나 적용 범위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맞물려 관세 부과 범위가 캐나다와 멕시코 등으로 확대되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멕시코 정부는 올해부터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섬유·플라스틱·철강 등 1463개 전략 품목에 대해 최소 5%에서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가전용 고급 강재의 경우 기존 15~25% 수준이던 관세율이 두 배 가까이 인상될 예정이다. 캐나다 역시 오는 26일부터 철강 저율할당관세(TRQ)를 명목으로 철강 파생상품에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 전략 전반을 조정하며 일정 수준의 관세 대응 체계를 마련한 상태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거나 멕시코·캐나다 등 인접 국가에서의 생산 역량을 확대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USMCA 체제하에서는 세 국가 간 교역에서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에서 세탁기를 중심으로 가전을 생산하고 있으며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는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는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을 생산하는 등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왔다.

LG전자 역시 관세 대응 차원에서 '스윙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 공장과 함께 멕시코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대했으며 멕시코 레이노사와 몬테레이 공장에서는 TV·냉장고·조리기기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멕시코에서 세탁기 생산도 시작해 미국과 멕시코 공장의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다만 멕시코의 수입 관세 인상으로 현지 공장이 사용하는 한국산 부품·소재에 대한 비용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멕시코 내에서 최종 조립이 이뤄지더라도, 핵심 전자부품과 고급 강재의 상당수가 한국 등 제3국에서 조달되는 구조인 만큼, 수입 단계에서 관세 인상이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일부 미국 생산 제품에 한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중남미 지역을 찾은 것도 관세 불확실성을 점검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류 사장은 CES 2026 행사 참석 직후 주요 경영진과 함께 멕시코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생산과 사업 전반을 점검했다.

다만 관세 정책이 수차례 변경돼 온 상황에서 생산 전략을 단기간에 다시 크게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 부담 완화로 얻는 이익과 생산 조정에 따른 물류·운영 비용을 모두 고려해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관세 조건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변수를 반영해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고지혜 기자 kohji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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