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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2026] 비만약 춘추전국시대…노보는 ‘집중’, 릴리는 ‘확장’

조선비즈 샌프란시스코(미국)=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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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 J.P. 모건이 12일~15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 /JP모건

글로벌 투자은행 J.P. 모건이 12일~15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 /JP모건



12일(현지 시각)부터 1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에서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이 앞다퉈 차세대 비만 치료 병기를 공개했다.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미국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Eli Lilly) 양강 구도를 넘어 후발 주자들의 총공세로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노보·릴리 비만 치료제 전략 정면 승부

콘퍼런스 개막 이틀째인 13일(현지 시각),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양강인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메인 행사장 그랜드 볼룸 무대에 나란히 올랐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모두 식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을 모방한 약물로, 식욕을 줄이고 음식이 위를 떠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여 체중을 줄이는 원리다. 비만 신약의 등장으로 비만 치료 패러다임은 물론 제약산업 지형도 크게 바뀌었다.

이날 먼저 발표한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용(먹는) 비만 치료제와 고용량 위고비를 앞세워 시장 방어와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마지아르 마이크 도우스다르 노보 노디스크 CEO는 “노보는 비만과 당뇨라는 핵심 분야에 고도로 집중할 때 가장 강력했다”며 “모든 연구의 출발점은 환자”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비만·당뇨와 직접적 연관성이 낮은 질환군으로 무리한 확장을 경계하는 대신, 전 세계 약 20억 명에 달하는 비만 치료제 잠재 수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우스다르 CEO는 “경구 흡수는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있었지만, 우리가 가능성을 증명했다”면서 “경구용 위고비는 16.6%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 주사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쟁 약물 대비 낮은 임상 중단율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주사제 시장에서는 7.2mg 고용량 위고비 출시를 통해 더 강력한 체중 감량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도우스다르 CEO는 “세마글루타이드는 적절한 용량에서 20% 이상의 감량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심혈관·신장 보호 혜택이라는 추가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뒤이어 발표한 일라이 릴리는 제조 역량 확대와 경구제, 차세대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을 통해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릭스 릴리 CEO는 “지난해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오포글리프론의 전체 3상 데이터를 확보했고, 삼중 작용 인크레틴 후보물질 레타트루타이드는 특정 환자군에서 최대 29%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며 “추가 임상 결과들이 차례대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는 경구 치료제가 주사제 기피 환자와 신흥국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회사는 지난해 고선택적 아밀린 작용제 엘로랄린타이드(eloralintide)와 차세대 GLP-1 계열 약물 브렌스네파타이드(brensnepatide) 등 신규 임상 3상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뇌 건강을 포함한 신규 적응증으로 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비만 치료 개선을 목표로 한 전임상 연구만 34개에 달한다. 삼중 작용 인크레틴 후보물질 포타트로타이드는 초기 임상에서 최대 29%의 체중 감소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엔비디아와의 10억 달러 규모 AI 신약 개발 협력과 온라인 직접판매(DTC) 플랫폼 ‘릴리 다이렉트’를 통한 환자 직접 접근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 후발 주자들의 비만약 전략 ‘투여 주기·환자 맞춤’

암젠, 화이자,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바이킹테라퓨틱스 등도 각각 개발 중인 비만약 후보군의 경쟁력을 피력했다.

암젠과 화이자 모두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개선해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복안이다.


암젠은 3개월(분기)에 한 번 맞는 ‘마리타이드’를 내세웠다.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분기별 1회 투여는 파격적인 대안이다. 화이자도 멧세라 인수를 통해 확보한 월 1회 투여 주사제 ‘MET097’의 임상을 앞당기며 2028년 조기 출시를 목표로 제시했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비아그라’(발기부전 치료제)급 소비자 시장이 될 수 있다”며 비만약 시장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바이킹테라퓨틱스는 주사제로 빼고 알약으로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시했다. 13주 만에 14.7% 감량을 확인한 주사제와 더불어, 환자가 집에서 간편하게 복용하는 경구제를 동시에 개발해 치료의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초기에 강력한 주사제로 체중을 감량하고, 목표 체중에 도달한 후에는 알약으로 바꿔 체중을 유지하는 복합 치료 방식을 주로 연구 중이다.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는 비만 치료 시장의 ‘세분화(Segmentation)’를 미래 전략으로 꼽았다.

로슈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글로벌 톱3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회사는 올해 총 5건의 임상 2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로슈는 비만 시장이 매우 세분될 것을 대비해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연구·개발 중이다.

발표에 나선 테레사 그레이엄 로슈 최고경영자(CEO)는 “상당한 체중 감량이 필요한 환자부터 높은 내약성을 동반한 적당한 수준의 감량을 원하는 환자까지 아우르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비만과 함께 나타나는 여러 동반 질환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요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AZ)는 “5년 뒤 비만 치료 시장은 더 세분화할 것”이라며 “단순 감량 수치뿐만 아니라 근육 보존, 신장 및 심장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환자 수요가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AZ는 먹는 비만약으로 개발 중인 ‘ECC5004’와 기존 당뇨병 치료제 다파글리플로진의 병용 요법을 통해 의료적 편익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사에서 기업 발표 무대에 오른 셀트리온도 4중 작용제 방식으로 개발 중인 비만 치료 후보 물질 CT-G32를 언급했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미국)=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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