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하는 노조 |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남구 공무원 노동조합과 구청장 사이에 내부 갈등이 장기화하며 공개 폭로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두 달째 이어지는 갈등 속 노조는 구청장의 부당 지시·인사 논란을 지적하고 나섰고, 구청장은 노조가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 남구지부는 14일 오후 1시 남구청 광장에서 '불법 부당 지시, 권력남용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구청장이 지난해부터 특정 국공립 어린이집과 관련해 공무원에게 부당한 지시와 압박을 해왔다고 주장한다.
구청장의 측근이자 당시는 민간인 신분이던 남구 정책비서관 A씨가 특정 어린이집 회계와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 등 민원을 제기하고, 구청장은 이를 이유로 해당 어린이집에 대해 감사나 조사를 벌여 계약 해지를 시도하려고 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특정 어린이집에 대해 계약 해지의 결론을 정해놓고 (당시 민간인 신분이던 A씨를 통한) '민원 사주'를 하며 공무원을 압박하고 괴롭혔다"고 말했다.
노조는 감사실이 지난해 12월 해당 어린이집의 회계 부적정을 확인하고 '주의·시정' 조치를 통보하자, 구청장이 "계약 해지를 할 것인데 왜 주의·시정을 마음대로 보내느냐"며 분노했다고 주장한다.
부산 남구청 |
노조는 성명서에서 "고성을 지르고, 책상을 내리치고, 서류를 직원 방향으로 던지는 등 위력적 언행을 했다"면서 "다음날에는 '사유가 안 된다는 말은 하지 말고, 오후 4시까지 무조건 계약 해지 공문을 가져오라'며 사실상 불법 행위를 지시했다고 전해진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시작된 지속적인 압박으로 어린이집 담당자와 팀장, 임기제 공무원이 질병을 얻어 치료받거나 휴직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전 정책비서관 A씨가 지난달 재임용 된 것을 두고도 문제 삼는다.
남구는 별정직 5급으로 정책비서관 제도를 두고 있다.
A씨는 구청장 취임 초기인 2022년부터 2년간 정책비서관을 맡았고, 지난해 1년간 사직을 했다가 연말 다시 정책비서관으로 복귀했다.
A씨가 없는 기간 남구는 정책비서관을 채용하지 않았다.
노조는 "공적 시스템을 사적 이익을 위한 측근 정치로 대체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노조 기자회견 |
구청장은 노조의 이런 주장에 대해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명예 훼손이라고 반발했다.
앞뒤 맥락을 자르고, 과장된 표현으로 상식 밖의 매도를 한다는 것는 주장이다.
구청장은 해당 어린이집의 회계 부정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5년간 회계 전반에 걸쳐 조작·허위 보고 등 문제가 있었고, 여러 차례 시정의 기회를 줬음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구청장은 "회계 운영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있었던 사안은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수 없었고, 감사 결과와 자료 검토, 관련 법령 해석, 필요시 외부 변호사 자문을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돼야 할 상황이었다"면서 "노조는 결론을 정해놓고 계약 해지를 강요했다고 주장했지만, 법령에 따라 가능한 행정 조치의 범위를 검토하고 절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점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 과정에서 책임 있는 행정을 요구하는 질책이 있었던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 사안을 불법 지시로 단정하고 특정 시설을 죽이기 위한 권력 행사로 확대하는 것은 사실과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책비서관과 관련해서는 "(민간인 시절)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진정 민원을 제기한 것은 법과 제도가 보장하는 시민의 권리"라면서 "정책 비서관을 재임용한 것도 정해진 절차와 검증을 거친 적법한 인사 행위"라고 밝혔다.
갈등이 장기화하며 고소 고발도 잇따른다.
노조는 내부 행정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삭제가 되는 일이 반복되고, 청사 내 현수막을 게시하면 철거됐다며 구청장 등을 노동조합 탄압,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노동청에 신고하고 형사고발 했다.
정책비서관 A씨도 자신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이 게시판 글에 올라갔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내기도 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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