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산불진화대원이 밤새 잔불정리를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
기후변화로 겨울철 기온이 높아지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전역의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산림청은 14일 올해 들어 발생한 산불이 모두 17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산불 30건을 포함하면 올겨울에만 47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 위험이 높아지면서 산림청은 지난 13일 전국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겨울철 산불은 이례적 현상이 아닌 상시 재난으로 바뀌고 있다. 보통 기온이 오르고 건조한 봄철에 산불이 집중되지만 겨울도 안심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
겨울철 산불이 잦아진 데에는 기온 상승으로 토양과 낙엽층이 마르면서 작은 불씨에도 불이 빠르게 번지는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겹치면서 대형 산불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북 의성군에서는 겨울철 산불로는 이례적으로 큰 산불이 발생해 이틀간 93ha(헥타아르) 산림을 태우고 진화됐다.
겨울철 산불 현황 |
겨울철(12~2월) 산불발생 평균 건수는 1980년대 연평균 43건에서 1990년대 88건, 2000년대 128건, 2020년대(2020~2024년)에는 154건으로 증가했다. 산불 발생 평균 일수도 1980년대 연평균 23일에서 2000년대 47일, 2020년대는 58일로 1980년대와 비교해 2.5배 늘었다. 1980년대 94ha에 그쳤던 겨울철 산불 평균 피해 면적은 최근 5년간 501ha로 5.3배 뛰었다.
빈번한 겨울철 산불은 점차 메마르고 건조해지는 겨울철 날씨와 맞물려 있다. 산림의 상대습도가 낮거나 건조 일수가 많으면 산불 발생이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 겨울철에 발효된 건조특보 일수는 연평균 66일로 1990년대 36일, 2000년대 48일에 비해 증가했다. 2000년 이후 겨울철과 이른 봄철 산불위험지수는 과거(1960∼2000년도)에 비해 약 30~50% 높아졌다. 최근 5년간 겨울철 산불 비중은 29.6%로 10년 평균(26.7%)을 앞질렀다.
건조한 날이 늘면서 겨울철 상대습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1973~2024년 동안 겨울철 전국 평균 상대습도는 연평균 0.16%씩 감소했다. 여름·가을(-0.04%)과 봄(-0.13%)에 비해 가파른 하락세다. 같은 기간 겨울철 강수일수는 매년 0.02일씩 줄었지만, 여름·가을철은 비 오는 날이 오히려 늘었다.
지난 9일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 산림청 제공 |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이어질 경우 겨울철 산불 위험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낸 ‘기상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불위험 통합예보 체계 구축’ 보고서를 보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고온 건조 현상은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이로 인해 발생한 산불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해 기후변화 강도를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온실가스 배출 수준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산불 위험 변화를 분석한 결과, 겨울철 산불 위험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미래(2040~2069년)에는 현재보다 40~57%, 21세기 말(2071~2100년)에 이르면 최대 99%까지 산불 위험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지훈 세종대 환경융합공학과 교수는 “한파가 있다고 해도 최근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온이 오르면서 건조해진 지표면이 겨울철 산불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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