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국의사 대표자대회' 개최…300명 규모
정부는 "부족" 의사들은 "넘쳐"…의사 수 두고 갈등 심화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한 지난해 9월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
의과대학 정원 결정을 두고 의사들이 재차 대정부 투쟁에 나설 분위기다. 중장기 의사 인력 추계치에 대해 의정이 상반된 결론을 제시하면서 의사 단체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와 대의원회는 오는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에 합리적 의대 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 의사 대표자 대회'를 연다. 의협은 의사 인력 추계의 과학적 접근과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차원의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자 대회에는 대한의학회와 각시도 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 의료계 직역 단체가 참여한다. 의협은 전날(13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에도 대표자 대회 참여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상태로 현재 대전협 집행부는 참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및 참석자들이 지난해 11월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건강수호 및 의료악법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는 '대정부 시위' 차원의 행동이다. 앞서 의협은 지난해 11월 세종 보건복지부 청사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었는데, 이보다 비교적 수위는 낮으면서도 정부의 의대 증원 방향성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 약 300명 규모로 대표자 대회를 기획 중"이라며 "경우에 따라 (궐기대회도)검토하겠지만 아직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의사단체는 한의사 엑스레이(X-ray) 등 의료기기 사용권과 한방 난임 사업 확대, 성분명 처방 의무화, 검체 검사 위·수탁 체계 개편 등 주요 보건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최근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내놓은 2035·2040년 의사 수 전망치에 따라 정책 방향성이 의대 증원으로 기울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의대 증원은 앞서 2024년 초부터 약 2년간 이어진 의료공백 사태의 도화선이 된 만큼 의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료계·환자단체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전날 3차 회의를 통해 2027학년도 의대 입시에서 늘어나는 모집인원을 모두 '지역의사제' 전형에 할당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형은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는 조건으로 의대 입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의협 간 '의사 수 추계' 비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다만 정원 규모에 대한 타협점을 찾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추계위가 2035년과 2040년 각각 최대 4923명, 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은 것과 달리, 의협은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각각 최대 1만3967명, 1만7967명의 의사가 '과잉'된다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보정심에서 확대된 정원을 지역의사제 전형에 할당하겠다고 한 내용에 대해서도 의협은 의료계의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사들은 추계위 운영에 있어 법적인 구성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김창수 의협 정책이사는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르면 추계위는 국가 단위의 추계 사항을 심의할 때는 '지역과 전문과·진료과별 수급 추계를 분석해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인력의)총량만 따져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추계위원으로 참여한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총무이사)는 "추계위의 시도 자체는 분명 의미는 있었지만 자료원과 시간적 여유의 한계로 지역·과목별 추계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위원으로서 아쉬움을 느낀다"며 "올해는 전문 과목별 추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그전에 국내 의사가 실제로 부족한지 또는 남는 것인지, 지역 간 불균형은 어느 정도인지 등 논의의 출발점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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