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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오만·카타르, 美에 ‘이란 공습 반대’ 물밑 로비

동아일보 황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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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11.18 Getty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11.18 GettyImages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등 일부 걸프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반대하는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오만, 카타르 정부가 미국의 이란 공격이 국제 석유시장을 흔들고, 결국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백악관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미군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항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러한 대미 로비 활동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제 불안이 더 두려운 사우디…이란 공습엔 선 그어

걸프국들의 우려는 경제적 충격에 그치지 않는다.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경우 자국 내 정치적 후폭풍이 확산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우디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자국 내 시위를 촉발하고, 과거 시위대 탄압의 역사가 다시 조명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당국은 자국 언론에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보도 및 지지 표명을 제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향후 군사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의 자국 영공 사용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사회 개발 계획인 ‘비전 2030’ 역시 이란 사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전 2030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국가 전략으로, 지역 불안정이 장기화될 경우 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WSJ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지역의 안정”이라고 말했다.


“체제 교체는 판도라의 상자”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에서 주사우디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래트니는 WSJ에 “사우디는 이란 정권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동시에 불안정을 극도로 싫어한다”며 “체제 교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그들이 결코 원하지 않는 시점에 막대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정권이 실각할 경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처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비슷하거나 더 강경한 세력이 집권할 수도 있다”며 “현재 이란 정권이 행사하는 통제는 걸프국들에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그것이 사라질 경우 상황은 훨씬 위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이란에 군사·경제 압박 수위 높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기습 군사 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가능성과 관련해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 입장에서는 경제적 지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5%의 관세를 즉시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대이란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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