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연방검찰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를 착수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파월 의장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 데 이어, 월가 최고경영자(CEO)들까지 가세해 연준의 독립성을 옹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 않고 파월 의장을 거듭 비난하며 독설을 이어갔다.
“파월은 존경받는 동료”…세계 중앙은행 총재들 연대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은 1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 법무부의 수사를 받고 있는 파월 의장에 대한 연대를 선언했다. 선언문은 크리스티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대표로 발표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성명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우리가 봉사하는 시민들의 이익을 위한 물가·금융·경제 안정의 초석”이라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파월 의장은 성실하게 자신의 책무에 집중해 수행해 왔으며 공공이익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보여왔다”며 “그는 존경받는 동료”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워싱턴DC에서 25억달러 규모의 연준 본부 리모델링 현장을 함께 둘러보고 있다. (사진=AFP) |
“파월은 존경받는 동료”…세계 중앙은행 총재들 연대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은 1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 법무부의 수사를 받고 있는 파월 의장에 대한 연대를 선언했다. 선언문은 크리스티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대표로 발표했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성명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우리가 봉사하는 시민들의 이익을 위한 물가·금융·경제 안정의 초석”이라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파월 의장은 성실하게 자신의 책무에 집중해 수행해 왔으며 공공이익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보여왔다”며 “그는 존경받는 동료”라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를 포함해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마틴 슐레겔 스위스국립은행 총재, 미셸 불록 호주중앙은행 총재,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유럽·북미·아시아·남미·오세아니아 주요 중앙은행 총재 11명,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 및 이사회 의장 등 총 13명이 선언문에 서명했다.
중앙은행 총재들이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로 집단 행동을 기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성명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정치 사안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연대해 성명을 내는 일은 더욱 드물다는 진단이다.
전날에는 재닛 옐런, 벤 버냉키, 앨런 그린스펀 등 전직 연준 의장 3명 전원과 헨리 폴슨, 티머시 가이트너, 로버트 루빈, 제이콥 루 등 전직 재무장관 4명, 케네스 로고프, 글렌 허버드, 재러드 번스타인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는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기 위해 검찰 권한을 동원한 전례 없는 시도”라며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는 제도가 취약한 신흥국에서 통화정책이 운영되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전략은 우리의 최대 강점인 법치주의가 경제 번영 토대를 이루는 미국에선 설 자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연준 죽이기”…월가 주요 인사들도 독립성 옹호
월가 주요 인사들도 가세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이날 “우리가 아는 모든 사람이 연준의 독립성을 믿는다. 이를 훼손하는 어떤 행동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준이 한 모든 일에 동의하진 않지만 제롬 파월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행동(검찰 수사)은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멜론은행의 로빈 빈스 CEO는 이날 “연준의 독립성은 미국 채권시장의 초석이다. 이 근본 원칙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의도치 않은 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CEO 출신 로이드 블랭크파인 역시 엑스(X·옛 트위터)에 “형사 수사로 연준 독립성을 죽이려는 시도는 살인 후 (법무부가) 자살하려는 시도처럼 느껴진다”고 적었다.
현직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시장 혼란과 차기 연준 의장 인준을 우려해 수사를 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내 일부 상원의원들도 “파월 의장이 나쁜 의장일 수는 있지만, 범죄자는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9일 파월 의장에 대해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6월 상원 청문회에서 연준 청사 리모델링 비용과 관련해 위증했다는 혐의다. 워싱턴 DC 연방검찰청은 관련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일 이례적으로 2분짜리 영상을 올려 대배심 소환장은 구실일 뿐 진정한 갈등은 통화정책 통제권을 둘러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례 없는 이번 조치는 최근 몇 달간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과 압박이 커지는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정치적 압력에 의해 통화정책이 좌우될지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AFP) |
트럼프 “파월은 무능·부패 얼간이…곧 사라질것”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비판과 우려에도 이날 “내가 하는 일은 괜찮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파월은 일을 망치고 있다. 우리는 더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더 나쁘다. 무능하거나 부패한 것”이라며 “그는 연준에 어울리지 않는 형편 없는 인물이다. 그 얼간이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또 “다이먼은 아마 높은 금리를 원할 것이다. 그래야 돈을 더 벌 테니까”라고 주장했다.
소환장 발부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검사들을 공개 질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검사들에게 자신이 지목한 인물들을 신속히 기소하지 않는다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연방검찰은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닌 피로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이날 X를 통해 “리모델링 비용 초과와 의회 증언 문제와 관련해 연준에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무시당해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협박이 아니다. ‘기소’라는 표현은 파월의 입에서 먼저 나온 것”이라며 “법 앞에 예외는 없다는 원칙에 따라 그의 전면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