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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한국 노동자 인지역량 빨리 감소…임금·보상 체계 미흡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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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노동자의 수리력·언어능력 등 인지역량이 다른 선진국에 견줘 이른 시점인 청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하고, 연령에 따른 감소 속도도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역량 향상을 위한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임금·보상 체계가 미비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 노동자의 연령에 따른 인지역량 감소 양상은 청년기라는 이른 시점부터 시작되며, 연령에 따른 역량 감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라며 “인구감소 시대에 대응해 장년층의 경제활동 참여와 노동생산성의 제고가 필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해 약 10년 주기로 시행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결과를 보면, 2011~2012년에 시행한 1주기 조사에서 한국 20대 후반(25~29살) 노동자는 수리력(6위)과 언어능력(4위)에서 모두 오이시디 17개국 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점수가 빠르게 낮아져 40대에는 오이시디 평균을 하회하고, 50~60대에는 오이시디 평균과의 격차가 확대됐다.



이 같은 경향은 2022~2023년 시행한 2주기 조사에도 확인된다. 이 조사에서 한국 20대 후반 노동자의 수리력(8위)과 언어능력(8위) 오이시디 17개국 평균 수준이었다. 한국 40대 초반(40~44살) 노동자의 수리력 및 언어능력 점수는 20대 후반 노동자보다 각각 14.10점 및 18.94점 낮았다. 각각 4.23점, 6.86점 낮은 오이시디 평균과 격차가 크다. 미국·일본·이탈리아에서는 청년기에 인지역량 감소가 본격화되지 않으며 오히려 향상되기도 했다. 한국 노동자의 인지역량 하락은 중·장년기에 더욱 가속화돼 40대 초반 노동자 대비 60∼65살 노동자의 수리력 및 언어능력 점수는 각각 39.77점, 45.77점 낮았다. 오이시디 평균 격차는 각각 24.54점, 28.45점이었다.



보고서는 “노동자의 자발적인 역량 향상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임금 및 보상 체계의 미비가 한국 노동자의 역량 하락을 초래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한국 노동자가 인지역량 향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임금 보상은 미국·독일·일본을 비롯한 오이시디 국가 노동자가 받는 임금 보상의 절반 수준에 그쳐 노동자가 역량을 개발할 유인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더해 “한국은 임금체계의 연공성과 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커, 노동자가 취업 이후에 지속해서 본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졸업 직후 혹은 경력 초기 대기업과 같은 대규모 사업체의 정규직 일자리에 취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한국 노동시장의 특징은 국가 경제적 관점에서 심각한 비효율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의 역량과 성과에 기반을 둔 임금 및 보상 체계의 확산을 촉진해 노동자가 개인의 역량을 강화할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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