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각) 이민세관단속국 요원 총격으로 숨진 러네이 니콜 굿(37)을 추모하는 임시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뉴스 |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권자인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연방 검사 6명이 법무부의 수사 방침에 반발해 13일(현지시각) 집단 사퇴했다. 법무부는 총을 쏜 단속국 요원은 수사하지 않기로 한 반면, 숨진 여성의 배우자인 베카 굿의 활동 이력과 시민단체와의 연계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법무부에서도 민권국 형사부를 이끄는 부장 포함 간부 6명 전원이 항의성 사임했다. 민권국 형사부는 연방 차원에서 경찰 등의 공권력 남용 혐의를 기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부서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네소타 연방검찰청 소속 검사 6명은 이날 숨진 러네이 니콜 굿(37)의 배우자를 수사하라고 요구하면서, 동시에 해당 요원의 공권력 남용 혐의는 수사하지 말라는 법무부 지침에 항의해 사퇴했다. 이들은 ‘법무부가 러네이의 배우자인 베카 굿 수사를 강요했으며 이는 본질을 왜곡하는 조치’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엔엔은 “미네소타 연방검찰청은 총 70명 규모다. 6명 사퇴는 업무를 마비시키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사퇴한 검사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명으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미네소타 연방검사장 대행을 맡았던 경력 검사 조셉 H. 톰슨도 포함돼 있다. 그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미네소타주 복지 사기 혐의 수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톰슨 검사는 소말리아 출신 피고인 약 60명의 유죄 판결을 끌어냈다. 톰슨 검사는 베카 굿에 대한 수사 개시 결정과 총격이 정당했는지를 주 정부와 공동으로 조사하려던 시도를 법무부가 거부한 것 등에 분노를 표하며 사퇴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법무부 역시 논평을 내지 않았다.
엠에스나우에 따르면 전날 법무부 민권국 형사부에서도 고위 간부 6명이 단속국 요원의 공권력 남용 혐의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에 항의해 사퇴했다. 이들은 형사부장, 수석 부부장, 부부장, 직무대행 등으로 형사부 지도부 전원이다. 엠에스나우는 “거의 동시에 부서 전체 지도부가 사임하는 일은 전례 없는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민권국 형사부는 통상적으로 연방 또는 지방 경찰에 의한 치명적 무력 사용 사건을 수사하는 부서로 법 집행기관의 위법 행위나 과도한 무력 사용 여부를 조사해왔다. 일부 간부들은 사건 발생 전 이미 은퇴 의사를 밝혔으나, 민권국이 단속국 요원을 수사하지 않기로 하자 예정보다 빨리 퇴직을 결정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임이 사전에 예정된 은퇴였으며, 총격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날 토드 블랑쉬 법무부 차관은 폭스뉴스에 “현재로서는 형사 민권 조사(공권력이 시민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의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조사 완료 전에 나온 법무부의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총격 사건의 전말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엔엔도 “통상 조사를 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번 사건은 조사 자체를 않기로 한 것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조치”라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직후 미네소타주 범죄수사국은 연방검찰청과 협의해 연방수사국(FBI)과 공동으로 사망 사건을 수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지침을 바꾸면서 수사에서 배제됐다. 이후 연방수사국은 총격을 가한 단속국 요원이 아닌, 피해자 굿과 그 배우자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내부 관계자들이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사건 직후부터 트럼프 대통령, 제이디 밴스 부통령 등은 단속국 요원의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퀴니피액 대학교가 이날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3%는 굿에 대한 총격이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35%는 정당하다고 보았고, 12%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총격이 정당하지 않다고 압도적으로 응답했으며(92% 대 4%), 대부분의 무당층도 동일하게 응답했다(59% 대 28%).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77%는 해당 총격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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