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쥬스 마지막 대사, 애니 '이누아샤' 밈에서 아이디어 매 시즌 업그레이드 가능한 작품..이 뮤지컬의 묘미
[파이낸셜뉴스] 뮤지컬 '비틀쥬스'의 한국 연출을 맡은 심설인 연출가는 이번 시즌을 두고 “관객과의 공감을 어떻게 웃음으로 매개할 것인가에 대한 적극적인 실험”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12월, 4년 만에 무대에 오른 시즌2는 단순한 재공연이 아니라, 작품이 지닌 자유분방하고 거친 코미디 정신을 한국 관객의 언어와 정서에 맞게 한층 선명하게 다듬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1988)를 원작으로 한 '비틀쥬스'는 갓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 이사 온 리디아 가족을 내쫓기 위해 이승과 저승 사이의 괴짜 존재 비틀쥬스와 손을 잡으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초연과 달리 이번 시즌은 관람 등급이 기존 8세 이상에서 14세 이상으로 상향됐다.
뮤지컬 '비틀쥬스' 협력연출 심설인. CJ ENM 제공 |
2025 뮤지컬 '비틀쥬스' 정성화 공연. CJ ENM 제공 |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장면. CJ ENM 제공 |
뮤지컬 '비틀쥬스' 공연 장면. CJ ENM 제공 |
[파이낸셜뉴스] 뮤지컬 '비틀쥬스'의 한국 연출을 맡은 심설인 연출가는 이번 시즌을 두고 “관객과의 공감을 어떻게 웃음으로 매개할 것인가에 대한 적극적인 실험”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12월, 4년 만에 무대에 오른 시즌2는 단순한 재공연이 아니라, 작품이 지닌 자유분방하고 거친 코미디 정신을 한국 관객의 언어와 정서에 맞게 한층 선명하게 다듬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1988)를 원작으로 한 '비틀쥬스'는 갓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 이사 온 리디아 가족을 내쫓기 위해 이승과 저승 사이의 괴짜 존재 비틀쥬스와 손을 잡으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초연과 달리 이번 시즌은 관람 등급이 기존 8세 이상에서 14세 이상으로 상향됐다.
심 연출가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더 과감해지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작품이 원래 지니고 있던 결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틀쥬스는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걸 무섭게 밀어붙이는 작품은 아니다”라며 “관객이 웃을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마음을 열어야 이 세계관과 언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의 목표는 관객이 2시간 반 동안 스펙터클과 웃음을 충분히 즐기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관계를 맺는 것”이라며 “그 공감이 형성될 때 비틀쥬스의 거칠고 자유로운 언어도 비로소 살아난다”고 덧붙였다.
"비틀쥬스 캐릭터 본질 가장 많이 고민했죠"
심 연출가가 시즌2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고민한 지점은 ‘비틀쥬스라는 캐릭터의 본질’이었다. 그는 “비틀쥬스는 어떤 규율이나 사회적 틀 안에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니고, 사람도 아니며, 악동에 가깝다”며 “교육되거나 사회화된 언어를 쓰지 않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 자유분방함에서 나오는 말맛을 어떻게 살릴지가 중요했다”고 돌이켰다.
비틀쥬스는 자신의 말에 사람들이 놀라고, 웃고, 반응하는 순간에 ‘내가 존재한다’고 느끼는 외로운 캐릭터다. 그래서 관객의 웃음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극중 인물과 관객이 관계를 맺는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코미디언 이창호를 '비틀쥬스' 각색가로 픽업한 대범한 선택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연출의 핵심은 공감이었다.
심 연출가는 “우리가 찾고자 한 건 코미디의 공감이었다. 이 언어를 들었을 때 관객이 ‘같이 웃어줄 수 있는가’를 계속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향성은 원작과의 차별화에서도 드러난다. 심 연출가는 브로드웨이 원작이 정치·사회적 농담을 거침없이 던지는 훨씬 터프한 대본이라고 했다.하지만 “한국 관객은 웃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농담에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치적 맥락이나 문화적 배경이 강한 농담 대신, 한국 관객이 즉각적으로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언어와 상황으로 치환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를 “수위를 낮춘 것이 아니라, 공감의 방향을 바꾼 것”이라고 표현했다.
배우별로 서로 다른 버전의 대사를 준비한 방식도 이번 시즌의 중요한 특징이다.
심 연출가는 “정성화, 정원영, 김준수 각 배우가 가장 잘 살아날 수 있는 여러 버전을 준비해 현장에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연습실과 리허설을 거치며 계속 수정·보완됐고, 배우의 제안이 대본에 반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비틀쥬스의 마지막 퇴장 장면에서는 김준수의 제안이 수용된 사례다. 그렇게 “안녕, 잔인한 인간 세상아! 다시는 만나지 말자”였던 초연의 대사가, 인터넷 ‘밈’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이누야사’의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 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로 바뀌었다.
공간 역시 이번 시즌의 중요한 변화다. LG아트센터 서울로 옮겨온 무대에 대해 심 연출가는 “세트의 규모가 커진 것이 아니라, 관객과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틀쥬스에서 중요한 건 판타지와 스펙터클인데, 무대 장치와 배우의 움직임, 영상 효과가 관객에게 더 밀착돼 전달되면서 작품의 에너지가 직접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에게 비틀쥬스는 어둡고 심각한 죽음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볼 만한 인생’에 대한 유쾌한 제안이다.
심 연출가는 “초연 때는 크게 반응이 없던 대사가 지금은 큰 웃음을 주기도 한다”며 “관객의 세대와 감각이 변하면서 작품도 함께 변화한다는 점이 이 뮤지컬의 묘미”라고 말했다.
“매 시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비틀쥬스'가 가진 힘이죠."
뮤지컬 '비틀쥬스'의 개그맨 이창호와 심설인 협력연출 |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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