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실제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고 성공 가능성도 작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도 무력 사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우선 미군의 전력 배치 상황을 언급했다. 현재 중동 지역에는 미군 배치가 전무하다시피 하다.
특히 지난 10월 이후 중동에 배치된 미 해군 항공모함은 단 한 척도 없다. '제럴드 R. 포드'는 지난해 여름 카리브해로 이동했고, '니미츠'는 작년 가을 미 서부 해안으로 복귀했다.
항공모함은 바다 위에 떠다니는 공군기지로, 현대 군사력의 상징으로 꼽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이날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지휘하에 있던 미군 병력과 함정들은 카리브해로 이동했고, 작년에 중동으로 파견됐던 미국의 주요 방어 시스템은 한국으로 복귀했다"며 "선택지가 불과 1년 전보다 훨씬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에서 중동으로 보내졌던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작년 11월 복귀해 현재 한반도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습이나 미사일 타격을 감행하려면 카타르, 바레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국 기지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들 국가의 협조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이란이 미군으로부터 공격받으면 보복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들 국가가 자국 내 기지를 미군에 빌려줄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이란의 반격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작년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이란의 방공망이 상당 부분 무력화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산악 지대에 약 2천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란 시위 현장 |
공격 대상을 선정하는 문제도 복잡하다.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의 군사 공격이 이란 정권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 국민들은 1953년 미 중앙정보국(CIA)의 쿠데타 개입 역사를 기억하고 있어 미국의 공격이 반미 감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작전 역시 위험 부담이 크다.
설령 하메네이를 제거하더라도 이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커 정권 교체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이란에 사이버 공격을 하거나 인터넷·통신이 끊긴 이란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인공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 보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 같은 비군사적 대안은 민간인 고통만 가중할 수 있고 거리의 유혈 사태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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