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 가입자 수가 8만 명에 육박했다. 성과급 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이 급격히 노조원 수를 늘렸기 때문이다. 단일 노조로 직원의 과반수를 확보하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현재 노사협의회보다 우선하는 법적 대표권을 갖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는 전년 말 대비 4415명(8.7%) 급증한 5만5268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내달께 단일 노조 과반 지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 2024년 출범 당시 약 1만6000명으로 시작한 초기업노조는 2년 만에 약 4배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초기업노조 측은 노조 가입 가능 인원을 감안하면 과반 기준을 6만2500명 수준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약 13만 명으로 6만4500명 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초기업노조가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화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계열사 노조가 하나로 뭉친 것이라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노조원 400명→8만명, 삼성전자 노사관계 ‘거대한 판도 변화’
[임세준 기자] |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던 삼성전자에 본격 노조가 생긴 것은 지난 2019년이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출범 당시 노조원 수는 4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2020년 이재용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하면서 이후 노조원 수는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 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사측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시작했던 2021년만 해도 4500명 수준이었던 노조원 수는 2024년 사상 첫 총파업 등을 거치며 급격히 구성원 수를 늘렸다.
현재 초기업노조가 5만5000명, 전삼노 2만3000명,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구미 네트워크 노조 등을 포함하면 8만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초기업노조가 단일 과반 노조가 되면 법적으로 교섭 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는 노사협의회가 주도해 복수노조가 공동으로 교섭 중이다.
“성과급 제대로 달라” 불만이 불을 질렀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노조 가입이 급증한 이유는 ‘합당한 보상 체계’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최근 초기업노조 구성원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크게 늘어났는데, 실적 개선의 중심이 된 조직에서 성과급 등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가운데 약 16조원이 DS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 산정 방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OPI는 사업부 실적이 연초 목표를 초과할 경우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삼성전자는 EVA(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을 적용해 성과급을 산정하고 있는데, 영업이익이 커도 자본비용이 많으면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이 나온다.
과거에는 ‘반도체는 무조건 삼성’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보상도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약진하면서 상황이 변했고 ‘압도적 1위’의 지위도 조금씩 흔들렸다.
처우와 조직 문화에 실망한 핵심 엔지니어들이 경쟁사나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내부적으로 ‘우리가 예전만 못하다’는 위기감도 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9월 노사합의로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 재원으로 전환하고 상한선이던 기본급의 1000%를 폐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72조 5000억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성과급 지급 규모는 산술적으로 7조 2500억원 규모다. 성과급은 인당 최소 1억원 이상에서 2억 5000만원까지도 기대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종합전자기업이고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중심 기업이라는 차이는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업부가 많은 삼성전자의 경우 부서를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기 쉽지 않다.
주주환원 재원도 확보해야 한다. 500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에게 매 분기 300~400원의 분기 배당을 하고 있으며, 매 분기 배당액은 2조4500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2027년까지 주당 분기별 375원을 배당해 연간 1500원을 고정 배당한다.




























































